'소련의 바다' 발트해 뺏긴 러시아…푸틴, '또 다른 전쟁' 시작하나?
한때 '소련의 바다'라고 불린 발트해가 사실상 '나토의 호수'로 변했습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확실시되면서, 러시아가 발트해에서 고립이 되자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탱크와 전투기, 여기에 항공모함까지.
마치 당장 전쟁이라도 벌일 태세입니다.
지난 24일 나토 연합군이 폴란드와 발트 3국, 러시아와 벨라루스 접경지대에 집결했습니다.
냉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크리스토퍼 카볼리/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현지시간 1월 18일) : '확고한 방어자 2024'는 31개 동맹국과 약 9만 명이 참여하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나토 훈련이 될 것입니다.]
러시아는 이 훈련이 돌이킬 수 없는 '냉전 시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나토와 러시아의 첨예한 군사적 갈등, 그 중심에 발트해가 있습니다.
<'나토의 호수' 된 발트해…고립된 러시아>
"발트해가 사실상 '나토의 호수'가 되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이 튀르키예 의회를 통과한 지난 2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발트해를 둘러싼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NATO는 2차대전 후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이 창설한 군사 동맹입니다.
소련 붕괴 후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러시아를 견제해왔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론 북유럽의 중립국으로 남아있던 핀란드와 스웨덴도 나토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나토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푸틴 대통령의 의도와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 겁니다.
<'소련의 바다' 뺏긴 러시아…'칸트의 고향'으로>
발트해는 옛 소련의 발틱 함대가 위용을 떨치던 해상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이런 발트해가 나토의 손아귀에 넘어가게 된 상황을 러시아가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죠.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발트해에 남은 유일한 러시아 영토, 칼리닌그라드를 방문했습니다.
칼리닌그라드는 원래 독일 땅으로 철학자 칸트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지만, 2차 대전 이후 러시아령이 되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방국인 벨라루스 대통령과도 만나 연합국가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는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둔 상태입니다.
최근 독일의 한 매체는 국방부의 기밀 문건을 입수해 '수바우키 회랑'이 위험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발트해에 고립된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연결하기 위해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발트 3국이 러시아 세력에 포위되는 꼴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 먹잇감으로 발트 3국을 넘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발트 3국은 최근 러시아의 행보에 상당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러시아계 인구가 전체의 1/4에 달하는 이들 국가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내분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신냉전 시작…"평화의 시대 끝났다">
유럽 각국과 세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앞다퉈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합니다.
[그랜트 섑스/영국 국방장관 (1월 15일 현지 시간) : 전 세계 모든 동맹국과 민주주의 국가는 협력하고 국방비도 늘려야 할 때입니다. 이제 평화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발트해가 유럽의 화약고로 떠오르면서 신냉전 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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