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청약경보 발령…주당 20만원짜리 알짜 공모주 나온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첫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미용기기·화장품 업체 에이피알은 이날인 2일부터 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은 오는 14~15일 이틀간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등 2개 증권사에서 진행된다.
에이피알의 공모 청약은 두 차례나 미뤄졌다. 지난해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공모 청약을 2월 1~2일 진행하기로 했지만 금융당국이 소송건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면서 일정이 2주 가량 미뤄졌다.
에이피알에 공모주 투자자들이 군침을 흘리는 것은 증시에서 보기 드문 고가주이기 때문이다. 에이피알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14만7000원에서 20만원이다. 최근에는 주당 가격이 높은 공모주가 특히 인기다. 천원 단위의 공모주를 서너주 받느니 1주만 받더라도 만원 이상의 고액주를 배정받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지막 공모주였던 DS단석도 공모가가 10만원이었다. 상장 당일 ‘따따블’(공모가 4배) 달성에 성공하면서 단 1주만 배정받은 투자자들도 3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에이피알의 공모가 상단 20만원은 최근 3년새 나온 공모주 가운데 크래프톤(49만8000원), LG에너지솔루션(30만원) 다음으로 높은 가격이다. 에이피알의 공모가가 20만원으로 정해지고 상장 당일 따따블에 성공하게 되면 주가는 80만원을 찍는다. 태광산업(93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83만원)에 이어 국내증시에서 세번째로 주당 가격이 높은 기업이 되는 것이다.
주당 가격 자체는 높지만 공모가는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됐다는 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에이피알은 돈을 꽤 버는 회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3717억원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145억원, 143억원, 3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꾸준히 이익을 내다보니 회사에 쌓여있는 현금만 870억원이나 된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조5169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을 연환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16.3배다. 사업영역이 유사한 하이로닉(36.0배), 이루다(22.3배)에 비해 저평가 매력이 있다. 게다가 에이피알은 이들 회사보다 매출 규모가 10배 이상 큰,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이고 공모가도 착하게 나왔지만 공모주 1주 받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 청약에 나온 물량이 워낙 적기 때문이다. IPO 물량은 모두 37만9000주로, 공모가 상단인 20만원 기준으로도 공모 규모가 758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공모주인 이닉스와 포스뱅크의 공모금액은 각각 420억원, 27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1270억원, 1684억원 밖에 되지 않아 1조5000억원의 에이피알과 큰 차이가 있다. 에이피알의 IPO가 신규 자금유치보다는 공모 흥행에 초점을 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에이피알의 전체 공모주 가운데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9만4750~11만3700주다. 이중 절반인 4만7375~5만6850주가 균등 배정으로, 청약 참가자에게 공평하게 배분된다. 최근 공모주 청약 참여건수를 보면 이닉스가 43만8508건, 포스뱅크는 28만686건으로, 평균은 35만9597건이다. 평균치의 투자자가 몰린다고 가정해도 균등 경쟁률이 6.3~7.6 대 1 정도가 나오게 된다. 청약 참여자 7~8명 당 1명 꼴로 주식 1주가 배정된다는 의미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주가는 27만원~31만원, 시가총액 기준으로 2조~2조4000억원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공모가 상단은 올해 지배순이익 추정치 기준 PER 12.9배에 불과한데 뷰티 디바이스 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을 감안하면 경쟁심화를 감안해도 저평가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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