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료체계 제 기능 잃은지 오래…장마당서 의약품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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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를 선전해 온 북한에서 사실상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됐다는 보고서 내용이 발표됐다.
북한에서 청진의학대학을 졸업한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무상 의료는 1950년대 전쟁 시기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예방 의학은 1960년대 초 근로자들의 노동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강한 노동력을 위해 마련됐으나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라면서 "보건의료에 투자 없이 모든 게 주민 몫으로 돌아가고 충성 경쟁으로 인해 전염병, 대규모 아사 등은 은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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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 조사 보고서 발간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무상의료를 선전해 온 북한에서 사실상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됐다는 보고서 내용이 발표됐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온종합병원에서 북한의 의료체계와 주민의 의료생활을 주제로 '찾아가는 북(北)스토리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김 장관은 이날 2010년부터 국내 입국 북한 이탈 주민 6000여명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인식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보고서는 오는 6일 공개될 예정이다.
김 장관이 발표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과 지방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 분야에서도 뚜렷한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진료 경험을 묻는 질문에 평양 탈북민은 76.9%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데 반해 국경 접견 지역 탈북민은 60.6%에 그쳤다.
또 북한이 선전해 온 무상의료는 사실상 기능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참여한 탈북민들 가운데 대다수인 70.6%는 북한의 무상치료제도 중 하나인 '의사담당구역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병원(무상·21.3%), 약국(19%)보다 종합시장(장마당·44.9%)을 더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이 열악한 보건의료 현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에서 청진의학대학을 졸업한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무상 의료는 1950년대 전쟁 시기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예방 의학은 1960년대 초 근로자들의 노동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강한 노동력을 위해 마련됐으나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라면서 "보건의료에 투자 없이 모든 게 주민 몫으로 돌아가고 충성 경쟁으로 인해 전염병, 대규모 아사 등은 은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북한의 화폐 개혁 실패 이후 자국 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김정은 집권 기간 위안화 통용이 약 5배 증가하는 등 외화 통용 현상이 심화됐다.
시장 거래 화폐 1순위는 57.9%로 중국 위안화가 차지했으며, 북한원화는 2010년대 80.7%에서 현재 36.4%로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부정적 평가가 바탕이 됐다. 이들 중 59.6%는 김정은 리더십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북한 내부에서도 '3대 세습' '백두혈통' 등 세습 집권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식량난, 경재난이 계속되면서 내부의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와 한국과의 단절,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우리나라는 자체 군사력과 한미동맹을 통해 확고한 억제력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인권 탄압과 무기개발 자원 흐름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증진시키는 인도주의적 지원은 정치, 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와 온종합병원은 이날 '북한이탈주민 마음건강센터' 개설 협약을 맺었다. 센터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마음건강을 돌본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북한이탈주민 마음건강센터 설치 및 운영 협력 △마음건강 관리를 위한 예방활동 및 진단·치료 협력 △조사연구 및 데이터 구축 △자료 발간 및 학술행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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