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보유국' 한국 부러운 中 "레전드 출신 감독 선임, 우리도 참고할 만해"

양정웅 기자 2024. 2.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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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굴욕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중국이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같은 '빅네임' 사령탑을 참고하고 있다.

중국 매체 신화통신은 2일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치열한 접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이 지휘하는 모델을 중국 대표팀이 참고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새벽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4강에 올랐다. 4강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한 번 붙었던 요르단을 다시 만난다.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 2-2로 비겼다. 요르단은 8강에서 타지키스탄을 눌렀다. 이날 8강전은 한국 입장에서 복수전이었다. 지난 2015년 호주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으나 호주에 패배해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승리로 제대로 갚았다.

이번 대회 한국의 전반적인 흐름처럼 8강전 역시 경기 막판까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전반 42분 황인범(즈베즈다)이 한국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패스 미스를 범했고, 공을 가로챈 호주는 크레이그 굿윈(알와다)이 높은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황희찬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프리킥 역전골 장면. /AFPBBNews=뉴스1
전후반 90분을 다 쓰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했던 한국은 추가시간 극적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51분, 손흥민(토트넘)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상대 수비수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울버햄튼)이 구석으로 정확히 찔러넣으면서 한국은 1-1을 만들었다.

이어 연장 14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그림 같이 성공시키면서 한국은 2-1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이 점수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2015년 대회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후반 54분) 조규성(미트윌란)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승부차기 끝에 이길 수 있었다.

이렇듯 한국이 4강까지 올라가자 중국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강팀+유명 감독'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화통신은 "한국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손흥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과거 클린스만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팀에서 플레이하는 해외파들이 있다"며 "클린스만의 역할은 선수들의 점검과 더불어 그들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나 황희찬(울버햄튼)까지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한국이기에 클린스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모두가 인정하는 감독을 선임하는 게 팀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1990 이탈리아 월드컵을 주름잡은 '황금 폭격기'(클린스만의 별명)는 그런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손흥민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 연장 승부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중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A조에 속해 조별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 승점 2, 0골 1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이로써 중국은 2011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득점과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건 사상 최초였다.

이에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2) 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중국 시나스포츠와 소후닷컴 등에는 "감독을 당장 교체해야 한다", "중국 대표팀은 바다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는 등 날 선 댓글들이 달렸다. 그러나 얀코비치 감독은 항변에 나섰다. 카타르전 후 AFC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은 세 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놓쳤다. 득점이 없으면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중국은 현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 다른 경기 결과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트피스, 역습, 인플레이 공격 등 모든 순간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은 없었다. 운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전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결국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 1일 얀코비치 감독을 전격 경질하며 칼을 빼들었다. 이에 현지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최강희(65) 산둥 타이산 감독이나 서정원(54) 청두 룽청 감독 등 중국을 잘 아는 한국 출신 지도자들의 사령탑 부임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는 클린스만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며 참고를 하고 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호주전 종료 후 "대한민국 국민들께 트로피를 선사하고자 한다. 또 64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이에 간절하고 목마름이 생기는 것 같다"며 "이제 2경기가 남았다. 아시안컵 트로피를 들어올려서 한국에 갖고 들어가고 싶은 꿈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좀비축구'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서는 "별명은 얼마든지 지어줘도 된다. 나중에 대회 끝나고 미디어 분들이 숙박 영수증만 청구 안하면 된다"며 농담도 던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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