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조단위 몸값’…앞으로 더 오를 날만 남았다던데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4. 2. 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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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지속발 투자위축 영향에
2023 M&A, 2년 전 대비 반토막
헬스케어·의료기기·바이오 등
실버산업 투자는 되려 활성화
연초부터 바이오기업 합병 대두
고령층 자산 많아 실버산업 각광
정부, 실버산업 로드맵 수립해야
일본 도쿄의 한 노인복지시설 모습. [교도=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고금리발 경기침체 여파로 매우 위축됐는데요. 2021년 이전만 해도 저금리로 자금조달이 쉬웠고 투자자금이 대폭 몰리면서 M&A 시장이 활성화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죠. 현재도 M&A 시장이 단기간에 확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올해 국내 M&A시장은 어떨까요?
지난해 M&A, 2021년 대비 57% 급감
우선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전체 거래 규모(50억원 이상 경영권 거래 기준)는 30조645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2년 전체 거래 규모(39조4277억원)보다 22% 감소한 수치죠. 호황이었던 2021년(71조5030억원)과 비교해봤을 땐 57% 급감했습니다.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가 모두 지갑을 닫으며 시장이 위축된 결과죠. 최근 미국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메드트로닉이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한 국내 의료기기 개발사 이오플로우 인수를 철회하며 찬물을 끼얹기도 했습니다.
거래 규모 1조원 이상 ‘빅딜’ 건수도 지난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2022년 8건에 달하던 1조원 이상 대형 거래가 지난해 5건에 그쳤죠.
의료기기·바이오·헬스케어 등 실버산업 뜬다
이 같은 M&A 혹한기 속에서도 주목받는 건들이 있는데요. 바로 실버산업입니다. 헬스케어 바이오 의료기기 등이 대표적인 실버산업이죠.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1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UCK 컨소시엄에 지난해 2조5000억원에 매각됐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일본 내 140여 개 노인 요양원을 운영하는 헬스케어 기업 히토와홀딩스를 900억엔(약 8195억원)에 인수하기도 하죠.

오스템임플란트
국내 2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역시 올해 1월 주순 미국 의료기기업체 사이노슈어를 35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지난해 인수한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과 합병해 글로벌 종합 의료기기 회사로 육성하려는 전략이죠.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Bolt on) 전략의 일환입니다.

이밖에도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는 4000억원에 인수한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매물로 내놓은 상황인데요. 시장에선 ‘조 단위’ 몸값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장례부터 케어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조업체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죠.

연초 바이오 합종연횡 …실버산업 로드맵 필요
올해 초부터도 여러 딜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헬스케어 바이오 의료기기 등 실버산업과 연관이 있습니다.

오리온그룹이 6000억원을 들여 레고켐바이오(신약 개발회사) 최대주주가 된 건, 한미약품과 OCI그룹이 대주주 지분 맞교환을 한 건이 대표적인 예죠. 이밖에도 사모펀드 UCK파트너스는 에프앤디넷(건강기능식품 업체)를 매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레고켐바이오 본사 전경 [사진 = 레고켐바이오]
M&A시장에선 실버산업이 앞으로도 더욱 각광을 받을 예정입니다.

2021년 서울연구원이 세대별로 보유한 금융자산(은행 예·적금에 전·월세 보증금)에 부동산과 자동차 등 실물자산까지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이 가진 순자산이 전체의 46%에 달했죠.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1964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가 미국 전체 가계자산의 69%를 가진 것으로 집계됐죠(2022년 말 기준·블룸버그 조사) 일본도 2021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가 가진 현금과 예금이 전체의 57.3%(626조엔)에 달합니다.

우리의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간단계에 해당되는 Nursing Home엔 이미 유대계 자본들이 대거 투자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주에서 시니어케어 사업을 하고 있는 리즈마의 김운봉 대표는 “유대계 자본이 뉴욕 실버타운, 요양원 등 시니어케어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자본의 흐름은 이들 실버산업에 향할 예정입니다. 이왕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이 시점에, 정부가 실버산업 육성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면 어떨까요? 국내 최고 인재들이 의대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도 대거 유치한다면 여러 기업을 육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원격의료 제한과 같은 대못규제를 풀고 실버산업을 육성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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