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웅’은 우리 마음 속에…문경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

구조중 순직 김수광 소방장·박수훈 소방교
3일 경북도청서 영결식 뒤 대전현충원 안장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린 3일 오전 영결식에 앞서 고인들의 직장인 경북 문경소방서에서 운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경/연합뉴스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대 소속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3일 경북도청에서 열렸다. 경북도청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친지, 동료 소방관 등 1천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오전 10시께 운구 차량이 경북도청 동락관에 도착하자 도열한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두 ‘영웅’을 맞았다. 유가족들은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동료 소방관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떨구거나 입술을 앙다물고 슬픔을 참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윤석열 대통령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고인께 올리는 글, 헌화와 분향, 조총발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린 3일 오전 영결식에 앞서 고인들의 직장인 경북 문경소방서를 찾은 유족들이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문경/연합뉴스

3일 오전 10시께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문경/연합뉴스

3일 오전 10시께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문경/연합뉴스

고인들과 한 팀이었던 윤인규 소방사는 조사에서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재 출동 벨 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 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고인들의 모습을 회상하고 “뜨거운 화마가 삼키고 간 현장에서 결국 구조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희 모두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또 느꼈다”며 비통해했다.

이어 “반장님들이 그러했듯이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달려가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라며 “남겨진 가족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떠나간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3일 오전 10시께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문경/연합뉴스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전남 광양소방서 소속 김동현 소방관은 ‘고인께 올리는 글’에서 “함께 소방관이란 꿈을 꾸며 어둡고 좁은 독서실에서 너와 붙어 지낸 시간이 더욱 생각난다. 술잔을 기울이며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자던 너의 말이 오늘 더욱더 기억나고 내 마음을 울리게 한다”고 울먹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의 근무 환경을 더욱 살피고, 부족하고 어려운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결식을 마친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고인들은 지난달 31일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때 인명 수색을 위해 화염 속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