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떠나고 함덕주 부상… LG 불펜의 위기? 1년 묵혔던 비밀병기들 깨어날까

김태우 기자 2024. 2. 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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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군의 벽을 돌파하지 못한 윤호솔은 올해 재도전에 나선다 ⓒLG 트윈스
▲ 지난해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한 김유영은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본 LG는 2024년 또 한 번의 도전에 직면한다.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정상의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곳곳에서 전력 누수가 있다. 챔피언 수성의 첫 발걸음이 아주 가볍지는 않은 이유다.

우선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고우석(26)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끝에 결국 샌디에이고와 2+1년 총액 94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잠시 팀과 작별을 고한다. 고우석은 지난해 4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8에 그치며 자존심과 명성에 흠집이 났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 2년간 합쳐 72세이브를 거두는 등 실적이 확실한 KBO리그 최고 마무리였다. 만약 고우석이 팀에 남았다면 LG는 당연히 그를 2024년 클로저로 낙점했을 것이다. 지난해 부진했다고 해도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

지난해 불펜에서 대활약하며 FA 계약까지 골인한 좌완 함덕주(29)도 계약 후 신체검사에서 왼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았다. 재활로 갈 수도 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더 확실한 방법인 수술을 택했다. 4년 최대 38억 원에 계약한 선수를 무리시킬 수는 없었다. 그 결과 6개월 정도의 재활 기간이 소요돼 후반기에나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함덕주는 지난해 57경기에서 4승4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대활약을 펼쳤다.

그 외에도 김민성(롯데)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적했고, 이정용이 입대하는 등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끈 공신 몇몇이 팀을 떠났다. 다만 야수진과 예비 선발 자원이 풍부한 LG가 이 공백은 끝내 메울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결국 고우석 함덕주의 공백이 가장 커 보인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던 LG는 기존 자원으로 이 여파에 대비해야 한다.

LG는 고우석의 빈자리를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유영찬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유영찬의 자리를 메울 선수가 더 필요하다. 또한 함덕주의 빈자리를 직접적으로 채울 좌완도 필요하다. 젊은 투수들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프리에이전트(FA) 보상 선수 출신들의 재기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우완 윤호솔(30), 좌완 김유영(30)이 그 선수들이다.

윤호솔은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의 보상 선수, 김유영은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의 보상 선수로 입단했다. 당시 보상 선수 선정에 관여한 염경엽 LG 감독은 두 선수가 가능성을 아직 다 폭발시키지 못했다고 여겼다. 지명 순위에서 볼 수 있듯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가진 것은 참 많았던 선수들이다. 윤호솔은 2013년 NC 우선지명, 김유영은 2014년 롯데 1차 지명을 받았다. 가지고 있는 것이 있는 만큼 잘 다듬으면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로 판단했던 것이다. 윤호솔은 불펜에서, 김유영은 예비 선발로 준비시킨다는 계획도 확고했다.

하지만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 윤호솔은 지난해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2군에서 24경기에 나가 4승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지만 정작 두꺼운 LG 불펜을 돌파하지 못하고 1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평가할 만한 표본조차 없었던 셈이다. 김유영은 시범경기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으면서 1군에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다.

▲ LG 트윈스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김유영(오른쪽)과 윤호솔의 지난해 캠프 당시 모습 ⓒLG 트윈스

그럼에도 두 선수는 1일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에서 시작된 LG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팀이 그들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고르고 골라 뽑은 보상선수인 만큼 당장 포기하기도 애매하다.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건강하게 과시하는 게 중요하다. LG의 스프링캠프 초대권은 그런 기대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LG는 고우석 함덕주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걸 만한 구위파 젊은 투수들이 리그에서 가장 풍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대에 접어든 두 선수가 올해 뭔가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구단도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 소중했던 보상선수 픽이 1년이 지나 LG의 가려운 점을 긁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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