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과 결혼해줘', 박민영 괴로울수록 김중희 돋보인다 [Oh!쎈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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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주목받지 못했어도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내면 언젠가 빛을 보게 된다.
배우 김중희(39)를 보면 막연하게 느껴지던 이 같은 인생의 진리가 통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김중희가 극의 주인공 박민영을 괴롭히는 빌런으로서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직장인 의상부터 소품 디테일까지 신경쓴 김중희는 박민영과 또렷한 대비를 만들어가면서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깊이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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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시작부터 주목받지 못했어도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내면 언젠가 빛을 보게 된다. 배우 김중희(39)를 보면 막연하게 느껴지던 이 같은 인생의 진리가 통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영화 ‘장수상회’(2015) ‘연애의 맛’(2015) ‘마약왕’(2018) ‘결백’(2020) ‘공조2’(2022)의 단역, ‘인천상륙작전’(2016) ‘군함도’(2017) ‘물괴’(2018) ‘배반의 장미’(2018) 조연을 오가며 작품에 개연성을 심어온 김중희가 눈에 띄었던 영화는 ‘영웅’(2022)과 ‘유령’(2023)에서였다.
현지인처럼 능숙하고 맛깔나게 일어를 구사해 실제 일본 사람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 알고 보니 어린 시절 일본에서 살았고 통역 스태프로 일하다가 영화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에 단역으로 캐스팅돼 2011년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또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에서도 얄미운 일은 모두 저지르며 악한 신스틸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눈에 익은 그는 ‘거미집’(2023), ‘노량: 죽음의 바다’(2023)에서 서사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제 역할을 잘 소화하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광기 어린 미소와 배역마다 다른 톤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일본인 캐릭터라는 좁은 범위 안에서도 조금씩 변주를 해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곤 한다.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2024)에서는 강지원(박민영 분)의 직장상사 김경욱 과장 역을 맡아 얄미움의 끝을 달리고 있다.
외모 지상주의에 꼰대 그 자체인 김경욱은 강지원의 의견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보는 이들의 화를 자극한다. 김중희가 극의 주인공 박민영을 괴롭히는 빌런으로서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경욱이 지원을 괴롭힐수록 그의 존재감은 빛이 난다. 물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언행과 반복되는 괴롭힘이 시청자의 분노조절을 실패하게 만드나, 그것은 김중희의 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직장인 의상부터 소품 디테일까지 신경쓴 김중희는 박민영과 또렷한 대비를 만들어가면서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깊이를 불어넣고 있다.
김중희가 악역의 느낌을 살려 다음 작품에서도 악한 이미지를 한층 더 굳힐지, 아니면 180도 다른 성격으로 돌아올지 궁금하다. 어찌됐든 기이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길 듯하다.
/ purplish@osen.co.kr
[사진]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방송화면 캡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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