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문제 틀린 만큼 후임병 폭행" 軍 선임병에 '집행유예'

1심 법원 "선임병 지위 이용…피고인 초범·본인 반성 등 고려"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후임병에게 K-9 자주포에 대한 문제를 내고 맞추지 못한 수대로 폭행을 가한 군 선임병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직무수행군인 등 특수폭행·상해·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21)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2월까지 경기 파주시의 한 군부대 훈련장에서 후임병들을 수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K-9 자주포 안에서 주특기를 교육 중이던 후임병의 능력이 저조하자 주먹으로 후임병을 5차례 가격했다. 생활관에서 같은 후임의 골반을 발로 걷어차 전치 약 2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병 2명에게는 K-9 자주포에 대한 문제를 내고 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맞추지 못한 만큼 때리겠다고 했다. 문제를 맞추지 못하자 다른 선임병과 함께 주먹으로 후임병들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괴롭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씨는 선임병·동기 병사 등 2명과 함께 건조대 장대 2개를 가져온 뒤 후임병의 두 다리 사이에 끼웠다. 이후 후임병의 주리를 튼 것으로 적시됐다.

재판부는 선임병의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들을 폭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진 점,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감안했다.

재판부 측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