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노조 “주호민 아들 사건 유죄 선고, 특수교육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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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웹툰작가 주호민의 자폐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유죄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비판했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지난 2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월 11일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 부모가 수업을 녹취한 자료를 증거로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어제의 판결에서는 '장애학생'이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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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웹툰작가 주호민의 자폐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유죄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비판했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지난 2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월 11일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 부모가 수업을 녹취한 자료를 증거로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어제의 판결에서는 ‘장애학생’이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조금씩 나아가던 장애 인식과 통합교육을 한순간에 후퇴시키고, 특수교사와 일반교사들의 통합교육에 대한 의지를 꺾을 뿐만 아니라 통합학급을 기피하게 만드는 사법부의 오판”이라며 “장애학생을 더 어렵고 더 까다로우며 더 위협적이고 우리 반 학생들과는 다른 논리가 적용되는 ‘별개의 존재’로서 인식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사법부의 이번 판단은 장애인이 배움으로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는 존재가 아니라 ‘불법적인 자료로라도 옹호해야 할 만큼 일반인과는 다르고 예외적인 존재’로서 대중에게 인식되는 데에 한몫을 더했다”고 꼬집었다.
경기교사노동조합 권성집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연대발언을 통해 “이제 교사들은 교육적 사명감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기보다 어디에 숨겨져 있을지 모를 녹음기와 판단 기준도 모호한 정서적 아동학대에 짓눌려 방어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학생도 똑같은 학생으로 존중하며 모든 교육활동에 배제하지 않고 한 명의 학생으로서 동등한 책무성을 가지고 교육해야 한다는 통합교육의 취지에 따라 지금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해 온 특수교사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향후 사법부가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존중해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현명한 판결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부장판사 곽용헌)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 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A 씨는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 작가의 자폐 아들(당세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주 작가 부부는 아이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수업 내용을 녹취했고, 이를 증거로 A 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피고인 측이 녹음파일의 위법성 여부를 두고 다툰 가운데 재판부는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맞춤 학습실에서 소수의 장애 학생만 피고인의 수업을 듣고 있었으므로 말로 이뤄지는 정서학대의 특성상 녹음 외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모친의 녹음 행위는 정당행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해당 판결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또한 “전국 56만 교원의 간절한 요구를 외면한 판결”이라며 규탄하며 “이번 수원지법 판결은 불법 몰래 녹음을 인정해 학교 현장을 사제간 공감과 신뢰의 공간이 아닌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몰래 녹음과 아동학대 신고가 이어질지,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교원이 고통받고 교육 현장이 황폐해질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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