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찌질이, 쓰레기..'은퇴설 3대장' 안재홍·임시완·이이경 [Oh!쎈 레터]
[OSEN=장우영 기자] 이쯤이면 ‘은퇴설’이 영광의 훈장이 아닐까. 그만큼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뜻으로 쓰이는 은퇴설에 휩싸인 배우는 누가 있을까. ‘은퇴설 3대장’ 안재홍, 임시완, 이이경이 그 주인공이다.
▲ 안재홍, ‘마스크걸’→‘LTNS’ 은퇴설만 두 번
먼저 안재홍은 ‘마스크걸’에서 BJ 마스크걸의 광팬 주오남을 연기하며 은퇴설에 휩싸였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시리즈다.
극 중 안재홍은 특수 분장을 통해 가르마가 텅 비어버린 탈모를 표현하고, 몸무게를 10kg 증량하며 주오남스러운 비주얼을 완성했다. 비주얼 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로 변신하기 위해 일본어를 연마했고, 대본에 적힌 대사 그 이상을 표현하며 ‘안재홍이 주오남을 삼켰다’는 반응을 얻었다. 동료 배우마저 ‘더럽고 좋더라’고 표현할 만큼 안재홍의 연기는 매력적이었지만, 파격적인 모습에 이 작품을 끝으로 은퇴하는게 아니냐며 ‘은퇴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스크걸’에 이어 ‘LTNS’로 돌아온 안재홍은 또 은퇴설에 휩싸였다. ‘LTNS’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과 사무엘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을 그린 드라마. 극 중 안재홍은 감성적인 남편이자 불륜 커플을 추격하는 택시 기사 사무엘 역을 맡아 또 한 번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치며 은퇴설에 휩싸였다.
은퇴설에 대해 안재홍은 “‘마스크걸’ 때 은퇴설을 듣고 너무 놀랐다. ‘저런 말 한 적 없는데’ 하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칭찬이더라. 배우로서 정말 큰 영광이었다.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나올 때 연기자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 임시완, 코믹 연기 한 방에 은퇴설
임시완의 은퇴설은 ‘소년시대’가 공개되면서 제기됐다.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다이내믹 청춘 활극이다.
매 작품 도전에 가까운 노력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계속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임시완은 ‘소년시대’에서 말투와 표정뿐만 아니라 걸음걸이, 비주얼까지 임시완이 아닌 찌질이 ‘장병태’ 자체로 등장해 놀라움과 함께 재미를 선사했다.
‘소년시대’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은 “‘다음 작품 어떻게 하려고 저러나’ 싶을 정도로 자신을 내려놨다. 현장에서 임시완과 너무나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퇴설에 대해 임시완은 “감독님이 그렇게 인터뷰를 하셨더라. 내가 은퇴를 생각할 정도로 연기했다고 하는데 그런 프레임을 씌우신 것 같다. 저는 전혀 은퇴 생각이 없다. 오히려 연기를 더 오래, 연기 수명을 오래 가고자 열심히 했는데 강제 은퇴 시키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고 웃었다.
▲ 이이경, 쓰레기 남편 삼킨 ‘놀뭐’ 깡패경
예능에서의 이미지로 많이 각인된 이이경. ‘놀면 뭐하니?’에 고정 출연하면서 예능 이미지가 굳어지는 듯 했지만 기우였다. 이이경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쓰레기 남편 박민환으로 분해 매 화 과몰입을 유발하며 분노지수를 높이고 있다.
이이경이 연기한 박민환은 세상에 오직 자신만이 가장 소중한 이기주의자. 특히 아내를 종으로 생각하는 시대착오적 인물. 강지원(박민영)을 ‘결혼용’으로 생각하고 다른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시대착오적인 말과 행동도 생각 없이 내뱉으며 뒷목을 잡게 한다. 분리수거도 되지 않을 쓰레기 남편을 망가짐을 불사하면서 표현하는 이이경.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한 캐릭터에 몰입한 이이경인만큼 은퇴설이 따라 붙었다.
하지만 이이경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끝으로 은퇴하는 건 아니다. 이이경은 차기작으로 ‘결혼해YOU’를 결정 지었다. '결혼해YOU'는 결혼 기피 조건을 다 갖춘 섬 총각 봉철희(이이경)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급조된 '결혼사기진작팀'에 유배당한 비혼주의 공무원 정하나(조수민)의 고군분투 과정을 다룬 일명 '중매 로맨스'다. 이이경은 극 중 못 하는 것 없는 완벽 만능일꾼 '봉반장' 봉철희로 분해 '내남결' 쓰레기 남친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한다.
제기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은퇴설’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만큼 연기를 살벌하게 잘 했다는 칭찬이다. 이제는 훈장이 된 ‘은퇴설’. 안재홍, 임시완, 이이경에 이어 어떤 배우가 ‘은퇴설’ 훈장을 받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