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현, KBS 입사 13개월만 퇴사 "재벌가에 시집간다고..내면 힘들어"[Oh!쎈 포인트]
[OSEN=김나연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배우 최송현이 KBS 퇴사 당시 상황을 전했다.
2일 '마이 금희' 채널에는 "다이빙을 시작하고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이날 영상에는 작가로 돌아온 최송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2006년 KBS 입사 당시 이금희와 만나고 약 20년의 재회라고 밝힌 그는 "제가 2006년 입사인데 선배님이 이미 그때 회사 나가시고 프리랜서였다. 늘 새로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에게 꼭 밥을 사주신다고 들었다. 그래서 저희 동기들도 그때 만났는데, 그날이 너무 저한테 생생하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최송현은 "제가 ‘상상플러스’라는 너무 큰 프로그램을 맡아서 저한테 시선이 집중될 때라 많이 위축돼있었다. 그래서 누가 나랑 얘기를 해도 내 눈을 보고 내 얘기를 진짜 듣는다는 생각이 잘 없었다. 근데 선배님이 밥을 먹고 있는데 ‘무슨 고민있니? 얼둘이 어둡네’라고 하시는 거다. 원래는 제가 선배님들을 너무 어려워해서 그러면 ‘아니에요’라고 했을텐데 그게 진심이라고 생각됐나보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얘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한테 (다른사람들이) 추락하는 비행기 탄거래요’라는 말을 했는데 선배님이 ‘추락한다고 해도 비행기야. 그 비행기 한번도 못타본 사람이 얼마나 많은줄 아냐’고 하면서 ‘용기 잃지말고 잘 하고 있어’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제가 방송생활하는 18년동안 힘들때마다 저를 붙잡아줬다. 그래서 너무 뵙고 싶었는데 제가 1년만하고 회사 그만뒀지 않냐. 라디오 들으면서 응원하고 그렇지만 연락드리기 어려웠다. 책을 내게 되고 선배님이 책 리뷰도 하시니까 이 기회로 연락드려볼까 용기를 냈다. 너무 흔쾌히 기쁘게 나오라고 받아주셔서 저는 책 이야기도 책 이야기지만 사심채우러 나왔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금희는 "그때 기억나는건 이 동기가 워낙 대단한 동기였다. 현재 최고의 스타인 전현무 아나운서부터 오정연 아나운서, 이지애 아나운서 그 동기다. 다른 친구들은 ‘선배님’ 하는데 약간 한발 뒤로 물러나있었다. 왜 그랬는지 이 책을 보니까 알겠더라"라며 "13개월만에 지금으로 치면 그 좋은 직장을 그만뒀을때 주변분들 반응 이런것도 여기 다 나와있고 왜그랬는지 나는 알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최송현은 "아나운서실이 거대하지 않냐. 제가 있을때 한 서울에만 아흔분, 이렇게 있었다. 저는 제일 막내고 잘 보이고 싶었다. 선배님들한테 사랑받고 싶었는데 제 마음과 다르게 큰 프로그램을 맡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하다 보니까 제가 뭔가 잘못을 한것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저는 그때너무 순진해서 프로그램 전에 보도자료가 나가지 않냐. 근데 저는 제가 말을 잘못해서 기사가 난다고 생각한거다. '방송 끝나고 나와서 너에 대한 기사가 안 나오는게 좋을 것 같다' 이런 조언을 받으면 방송 들어가서 할말이 생각나도 '이 말을 해서 기사가 나면 어떡하지?' 이런 마음을 갖게 됐다"고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예능은 흐름이 빠르다 보니 ‘쟤한테 그런 애드립 말 걸지마’ 이런 비난 섞인게 오고 이러니 방송도 못하는것 같고 미움받는것같고 어쩔줄 몰라했던 시간이었다. 내가 하고싶은일을 하고있지만 이 안에서 내 능력이 이만큼이면 이걸 축소하거나 다른 길로 보여줘야된다는게 저 한테는 좀 어려운일이었다"고 밝혔다.
이금희는 "말하는게 고역이고 다른사람들하고 지속적으로 나를 표현하는게 너무 힘든일이었다는걸 보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알았다면 도와줄수 있었을텐데 생각 했다. 왜냐면 아나운서는 늘 나를 표현해야하고 늘 다른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되는데 그거 자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서 마음이 짠하더라. 옛날일이지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최송현은 "(KBS 퇴사 후) 제가 해외로 유학간다는 소문도 있었고 재벌가에 시집간다는 얘기도 있었고 왜 그만두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 '그냥 제 내면이 너무 힘들어서요'라는 얘기를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기때문에 그렇게 해서 정리를 하게 됐다"고 퇴사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이금희는 "그리고서 배우로 드라마에 나와서 우린 또 깜짝 놀랐다"고 말했고, 최송현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아나운서랑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일한다는것만 똑같고 너무 다르다. 첫 작품 찍을때는 연기하고 모니터 보면제가 화면에 짤려있고 이랬다. 어느 앵글 안에서 움직여야되는지 조차 개념이 없고 그럴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첫 데뷔작이 ‘인사동 스캔들’이라는 영화였는데 거기에 지금 대배우이신 마동석 배우, 오정세 배우가 저랑 같이 자란 오빠들로 나온다. 다 같이 그룹샷으로 걸어가면 ‘컷’하고 영화는 한컷마다 모니터를 보지 않나. 근데 제가 없다. 그럼 감독님은 다음컷 준비하려 하는데 두 오빠중 한명이 ‘한번 다시하고싶다’고 하고 저 데리고 가서 ‘이쪽으로 더 붙어야돼’ 이렇게 해주셨다. 그때 나도 꼭 선배가 돼서 내가 누군가를 챙길수 있는 위치가 되면 곡 그렇게 해줘야지. 그런 마음을 갖게해준 따뜻한 사람들이 인생 곳곳에 있었다는게 감사한 일인것 같다"고 뭉클함을 전했다.
이를 들은 이금희는 "그 두분이 왜 대배우가 됐는지 알겠더라. 내가 다 고맙더라. 우리 송현이를 그렇게 챙겨주시구나 싶어서"라고 말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마이금희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