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양안 관계, 개선 조짐 보일까

이우중 2024. 2. 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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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독립' 라이칭더 당선 후 긴장감 고조
최근 유화적인 메세지로 현상 유지 가능성↑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당선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과 대만이 각각 상대를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아 큰 충돌 없이 ‘현상 유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 AP연합뉴스
◆中, 대만 기업인 불러 양안 교류 강조

2일 중국공산당과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에 따르면 쑹타오(宋涛)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전날 베이징에서 대만 전기·전자공업협회(TEEMA) 교류단을 만나 “대륙(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호전이라는 총체적 추세에는 변함이 없고, 대만 기업인과 대만 기업이 대륙에 뿌리를 내리고 발전하도록 더 넓은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쑹 주임은 “평화를 바라고 전쟁을 바라지 않는 것, 발전을 바라고 쇠퇴를 바라지 않는 것, 교류를 바라고 분리를 바라지 않는 것, 협력을 바라고 대결을 바라지 않는 것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라며 “대만해협의 형세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양안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은 바뀔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기초하기만 한다면 대만의 어떤 정당·단체도 우리와의 교류·협상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리스친 대만 TEEMA 이사장(왼)과 대화하는 쑹타오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제공·연합뉴스
쑹 주임은 “우리는 많은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이 민족 정서를 갖고 계속해서 민족의 대의를 지켜나갈 것이라 믿는다”며 “역사의 바른편에 굳건히 서서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수호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새롭고 더 큰 공헌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리스친(李詩欽) TEEMA 이사장은 “우리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융합 발전을 지지한다”며 “대만 업계는 양안 산업 협력의 강화에 깊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안 핵심 산업 기업의 매칭을 강화하고, 더 많은 융합 발전 성과를 거둬 양안의 민생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TEEMA는 산업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양안의 영역별 교류를 도와 양안 청년 사이의 상호이해와 공동체 의식을 증진하겠다”고 덧붙였다.

TEEMA는 대만 컴퓨터·통신장비·반도체 등 분야 기업들이 모인 단체로, 3000여곳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만인 중국 단체여행상품 판매 호황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이날 대만 여행사 관계자를 인용해 대만인의 중국 단체여행 재개 시점인 다음달 1일 이후 일정으로 출시된 중국 단체여행 상품의 판매율이 평균 7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라이언 트래블 등 대만 여행사들은 다음달 중국 단체여행을 목표로 출시한 상품의 70~80%가 이미 판매됐다고 밝혔다.

중국 단체여행에는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다고 여행사들은 전했다. 여행업계는 현재 양안 간의 항공편이 코로나19 이전의 20%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여행 상품 개발을 위해 먼저 양안 간 항공편 관련 규제를 당국이 해제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과 대만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초 양안 단체관광을 중단한 바 있다.

양안 직항지는 과거 대만 10곳과 중국 51곳 등 모두 61곳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폭 축소됐다. 현재 양안 정기 항공편은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샤먼, 선전, 난징, 칭다오, 항저우, 우한 등을 오가는 15개 노선이다. 특히 대만인이 좋아하는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 직항편이 코로나19 이후 없어져 구이린을 가려면 중국 국내항공편 또는 고속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중국 수도 베이징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만인의 중국 단체관광이 회복될 것이라며 단체 관광을 선제적으로 재개하기로 한 바 있다. 최근에는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 왕궈차이(王國材) 대만 교통부장이 “선거 이후 양안 관광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대만인의 중국 단체관광이 3월1일부터 회복될 것”이라며 재개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단체관광 재개는 대만 정부가 총통 선거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언론은 교통부가 오는 6~7일 사이에 관련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며 매일 중국행 여행객의 상한선을 200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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