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맛에 지역색 입혀 풍미 배가… 제주를 담았다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4. 2. 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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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포니홀딩스 이반석 대표
클래식 음악 전공 오스트리아로 유학
현지 식문화·재료 접하고 요리에 관심
한때 마케팅 회사 차려 1위 달리기도
‘제주김만복’ ‘교래’ ‘옹포쌀국수’ 운영
전복 내장 넣은 김만복 김밥 시그니처
진한 육수 일품인 전복 콩소메도 일품
㈜폴리포니홀딩스 이반석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현재 제주 대표 외식업체인 ‘제주김만복’ ‘교래’ ‘옹포쌀국수’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그는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갔는데 현지 문화와 식문화, 향신료, 식재료를 접할 때마다 가슴 뛰는 느낌이 들게 되면서 스스로 그 모든 부분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이반석 대표
이에 부모가 송금한 학비를 은행에서 찾아오는 날이면 그동안 궁금했었던 식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만들어서 먹어보는 것이 스스로 즐기는 유희가 됐다. 다양한 식재료로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기도 하고 친구들을 초대해 가벼운 파티를 열면서 직접 만든 음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 대표는 결혼하고 개인 레슨을 하면서 생활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입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가 운영하던 꽃 사업을 돕는 것으로 시선을 넓히게 됐고 처음으로 마케팅, 홍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어머니 가게를 직접 홍보했다. 시간을 들이고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효과를 내는 홍보에 재미를 느낀 이 대표는 다른 매장이나 가게들도 홍보를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몇 곳의 의뢰를 받으면서 수입도 늘고 스스로의 시야도 넓어졌다.

자신의 홍보가 매출과 연결되며 가게들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 대표는 음식점 홍보도 시작했고 아직은 홍보와 마케팅이 활발하지 않았던 제주에서 음식점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음식점 홍보를 잘한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50개의 업체를 홍보해 월 매출 8000만원을 올렸다. 이 대표는 제주에서 마케팅 업체 1위를 달렸는데 메르스 사태로 많은 식당이 힘들어져 대금 결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운영이 힘들어졌다.
김만복 김밥
여태까지 스스로 만들어온 모든 것을 그대로 내려놓을 수는 없었기에 초심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는데, 그게 지금의 제주김만복이다. 무엇이든 제주를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등어, 한치, 전복 등 제주도를 느낄 수 있는 재료는 모조리 가져다가 만들 수 있는 것들은 다 만들어 보았다.

하나하나 테스트를 하면서 다듬어가고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판매하기 시작했더니 전복 김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여러 매체에서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쏟으면서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수많은 메뉴를 만들어 보고 여러 개의 가게 오픈을 반복하면서 데이터와 경험이 쌓이게 됐고 점점 요리하는 사장이 되어갔다.

이 대표가 현재 운영하는 ㈜폴리포니홀딩스는 식품 제조와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이면서 외식업도 같이 운영 중이다. 3대 외식업체 중 김만복 김밥이 이 대표가 생각하는 회사의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데 ‘전복으로 만든 김밥’을 거꾸로 줄여서 김만복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매장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전복으로 시작해 전복으로 끝나는 김밥을 선보이고 있다.
전복 콩소메
교래는 ‘사귈 교(交)’와 ‘올 래(來)’의 조합이기도 하고 제주 지역명이기도 하다. 철판 위에서 다양한 제주 식재료를 활용해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데 이곳에서 손님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만남을 가지기 위해 방문했으면 한다는 이 대표의 바람을 담고 있다.

옹포쌀국수는 동남아 현지 식당을 느낄 수 있는 동남아 노포 식당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를 중심으로 현지에서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김만복 김밥이다. 고품질의 쌀을 잘 선별해서 전복 내장으로 로스팅해서 밥을 짓는데, 이때 쓰고 진한 맛보다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감칠맛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여기에 첨가물 없는 계란을 설탕과 소금만으로 간을 해 구워낸 두툼한 지단을 곁들이고 고품질의 김으로 말아서 제공한다. 오무스비와 비슷한 형태인데, 그 맛은 제주 바다를 담고 있게끔 만드는 데 집중했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다음으로 교래의 전복 콩소메는 제주 무, 멸치, 해산물을 3시간 동안 육수를 우려 만든다. 무의 수분만을 이용해 특수 비닐에서 쪄낸 전복은 철판에서 다시 겉면을 빠르게 익히고 육수와 함께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교래만의 제주 풍미가 가득한 전복 콩소메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려고 항상 많은 부분을 살피고 있다. 음악에서부터 홍보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게 없고 스스로에게 많은 공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면서 특별해 보이지만 보편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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