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 사망사고 2년①]명절 연휴 채석장 토사붕괴 작업자 3명 사망

송주현 기자 2024. 2. 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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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 1호
104시간 만에 숨진 매몰자 3명 모두 시신 수습
고용노동부 "신속한 수사, 철저한 책임 규명"
[양주=뉴시스] 조수정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째인 29일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석재채취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 구조대원 등이 실종자를 찾기 위해 야간 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8분께 골재채취 작업 중 토사가 무너져내리며 작업자 3명이 매몰됐고 그 중 두명을 구조했으나 사망했다.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2022.01.29. chocrystal@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달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의 2년 유예안은 여야의 이견으로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83만 7000여개의 사업장이 추가로 대상이 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집계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은 총 510건으로 이중 33건이 기소됐고 실형은 고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 시행 이틀 만에 삼표산업이 운영하는 경기 양주시 채석장에서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사망한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고로 기록돼 향후 법원의 판단 여부에 관심이다.

검찰이 경영책임자로 본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등 관계자들을 사고 발생 1년여 만에 기소했지만 법원의 재판까지 또다시 1년 가까이 소요됐다.

두 차례 공판 준비기일을 마친 이 사건은 오는 27일 정식으로 첫 재판이 열린다.

사고자 유가족 등에게 "깊은 사죄를 드린다"라며 입장을 밝혔던 삼표 측은 대형 로펌 변호사를 선임해 사실상 검찰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한 상태다.

뉴시스는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고인 삼표 양주 채석장 작업자 사망사고 발생부터 그동안 과정 등을 되짚어본다.<편집자주>

지난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만이자 설 연휴가 시작된 첫날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이 운영하는 양주 석산에서 토사 붕괴로 작업자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악조건 상황에도 소방당국 등은 실종된 작업자들을 찾기 위해 24시간 수색을 이어갔고 작업자들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 27일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토사 붕괴 사고로 작업자 3명이 매몰됐다는 신고가 경기북부재난종합지휘센터에 접수됐다.

붕괴된 토사는 약 30만㎥, 15톤 덤프트럭 2만 대에 달하는 양이었다.

소방당국 등은 현장 상황 파악을 마치고 곧바로 매몰된 작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에 돌입했다.

토사가 무너진 방향과 무게를 고려해 1차 수색 범위를 정하고 구조를 이어간 지 4시간 30분 만에 천공기 작업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2시간 뒤 매몰된 굴착기 내에서 숨져있는 작업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양주=뉴시스] 조수정 기자 = 29일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석재채취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사고 현장에 소방 구조대원들이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8분께 골재채취 작업 중 토사가 무너져내리며 작업자 3명이 매몰됐고 그 중 1명이 숨진채 발견돼 3시 6분께 시신을 수습, 병원으로 이송했다. 또 오후 4시25분경 50대 포크레인 작업자를 추가로 구조했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 시신을 수습해 이송했다.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2022.01.29. chocrystal@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매몰지 인근에 물웅덩이가 있어 토사 제거 시 2차 붕괴의 위험성이 있었고 폭설까지 이어지면서 제설작업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온 가족이 즐겁게 보내야 할 설 명절에 매몰된 작업자의 가족들은 절망해야 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나머지 작업자 1명의 생사 여부도 점점 불투명해져 갔다.

사고 발생 닷새째가 돼서야 사고 현장에서 숨져 있는 마지막 작업자가 발견되면서 3명의 시신이 모두 수습됐다.

작업자 수색은 104시간, 5일 동안 진행됐다.

매몰된 작업자들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는데 삼표산업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 1호가 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에게도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의 2년 유예안이 논란 끝에 무산되면서 중소기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 당시에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동일 산업재해로 1명 이상 사망, 또는 전치 6개월 이상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의 안전 관리 소홀 등이 확인되면 그 책임자도 형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 삼표 측은 "피해를 입은 사고자 분과 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당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앞서 2건의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체에서 다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하다"며 "사고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철저하게 책임 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고 발생 전 2021년 6월과 9월에도 삼표산업 포천사업소와 성수공장에서 잇따라 근로자가 각 1명씩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작업자 매몰 사고와 관련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운영하고, 근로감독관 8명을 사고 현장에 파견해 관련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사고 수습 및 재해 원인 조사, 수사 등을 벌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t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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