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 어떡해” 유족 오열…문경 화재 순직 두 소방관 마지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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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다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3일 경북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 전 문경장례식장에서 동료들이 두 소방관의 관을 들고 운구 차량으로 향하자 두 어머니는 "못 보낸다, 가지 마라 내 새끼"라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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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경 경북도청 동락관에 고인들을 실은 운구 차량이 도착하자 동료 소방관 700여 명은 거수경례로 맞았다.
유가족은 영결식장에 운구행렬이 들어서자 두 소방관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친지, 소방청장과 동료 소방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도의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전남 광양소방서 소속 김동현 소방관은 “소방관이라는 꿈을 꾸며 어둡고 좁은 독서실에서 함께 공부했던 시간이 생각난다”며 “먼저 합격한 네가 시험 준비 중인 내게 미안해하면서 행복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술잔을 기울이며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자’던 네 말이 오늘 더욱더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생에는 희생하며 사는 인생보단 너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너의 행복, 가족, 친구들을 생각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철우 지사는 “오늘 우리는 경북도의 두 청춘을 떠나보낸다. 구해내지 못해 미안하고 이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어서 또 미안하다”며 “경북도는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 근무 환경을 더욱 살피고 어려운 상황은 확실하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소방관은 생전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에 들렀다. 두 부모는 아들이 착용했던 근무복을 가슴에 안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김 소방장의 유족은 휴식 공간으로 사용했던 구조구급 대기실 방바닥에 손을 대며 아들의 온기를 느끼려고 했다. 박 소방교의 모친은 아들의 사물함 앞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김 소방장의 모친이 “엄마는 우리 수광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어쩔래, 보고 싶어 어떡하나”라고 흐느끼자 박 소방교의 모친은 주저앉아 통곡했다. 눈물을 삼켜왔던 두 부친도 목 놓아 울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경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품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는 공장 안에 고립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주저 없이 진입했다가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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