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한화 36세 포수의 새 출발, 인천의 악몽을 지웠고 코치는 웃었다[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후배가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 김정민 배터리코치가 진행한 캐칭 및 블로킹, 프레이밍 훈련에 이적생 포수 이재원(36)과 최재훈(36)이 나섰다.
김정민 코치는 피칭머신을 직접 조작하며 코스, 구종을 디테일하게 설정해 여러 자세로 포구를 하게 했다. 포구하지 않고 쳐내라고 지시하며 다양한 상황을 대비시키기도 했다. 포구 후 송구 및 기립 자세까지 연습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재훈이 김정민 코치가 요구하지도 않은 포구 후 재빠른 2루 송구 동작을 선보였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이재원도, 자신의 차례가 되자 똑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본 김정민 코치가 웃으면서 “왜 시키지도 않은 걸 해”라고 했다.
이재원의 답은 솔직했다. “후배가 하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자신 역시 포수로서 여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뜻이다. 실제 이재원은 이날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최재훈이 포구 할 때 뒤에 서서 심판으로 빙의, “스트라이크”라고 말하며 훈련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기도 했다.
이재원은 올 겨울 SSG 랜더스에서 스스로 퇴단을 요청했다. 지난 2~3년간 타격이 많이 부진했다. 전성기에는 ’왼손투수 킬러’라는 수식어도 있었지만, 옛날 얘기다. 그래도 포수 뎁스 강화를 원한 SSG와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
이재원으로선 SSG에서의 악몽을 털어내고 한회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 어쩌면 신인의 마음으로 맞이한 스프링캠프일 것이다. 고참 포수가 훈련 밀도도 높고, 적극적으로 참가하면 조직의 분위기가 올라간다.
김정민 베터리코치도 이재원을 호평했다. “나도 팀을 옮겨봤는데 오랜 기간 한 팀에서 뛰다 새로운 팀으로 오면 서먹할 수 있는데 원래 같이 뛴 선수 같은 느낌이다. 이재원은 경험이 많고 우승까지 해 본 선수다. 우리 팀에는 위닝 스피릿이 필요한데 이재원만 아니라 김강민, 안치홍 등이 그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듯 하다”라고 했다.
올 시즌에도 한화 주전포수는 최재훈이다. 백업 포수는 알 수 없다. 김정민 배터리코치는 “이재원 박상언 장규현은 현재 경쟁 중이다. 주전인 최재훈이 휴식을 취할 때 누군가가 경기에 나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기를 해 나가면서 승리 가능성을 높이느냐가 결정되는 시기다. 그런 부분을 이야기해주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그렇게 긴장감을 심어주는 과정이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