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함께 가자더니..” 故김수광·박수훈 소방관 눈물 속 영결식
윤 대통령 “국가는 그들의 헌신 잊지 않겠다”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순직한 경북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대 소속 故김수광(28) 소방장과 박수훈(36) 소방교의 영결식이 3일 엄수됐다. 경상북도청장(葬)으로 진행된 이들의 마지막 길에는 유족, 경북도지사, 소방청장, 도의원, 동료 소방관 등 1000여명이 함께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인명을 구하려다 ‘하늘의 별’이 된 두 영웅을 실은 운구 차량이 경북도청 동락관에 도착하자 도열한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맞았다.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던 지, 생전 두 소방관이 몸담았던 문경소방서 동료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영결식장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유가족들은 운구행렬 내내 고인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 박 소방교의 어머니는 주저앉아 통곡했다. 아내의 곁에서 속으로 눈물을 삼켜왔던 두 부친도 목 놓아 울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에 이어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윤석열 대통령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고인께 올리는 글, 헌화와 분향, 조총 발사, 폐식사 순으로 진행됐다.
고인과 한 팀이었던 윤인규 소방사는 조사에서 “화마가 삼키고 간 현장에서 결국 구조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희 모두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또 느꼈다”며 “남겨진 가족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떠나간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전남 광양소방서 소속 김동현 소방관은 ‘고인께 올리는 글’에서 “함께 소방관이란 꿈을 꾸며 어둡고 좁은 독서실에서 너와 붙어 지낸 시간이 더욱 생각난다”며 “술잔을 기울이며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자던 너의 말이 오늘 더욱 기억나고 내 마음을 울린다”고 애통해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애통함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전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목이 멘 목소리로 영결사를 전하는 동안 흘러내리는 눈물을 수시로 훔쳤다. 그는 “오늘 경북도는 두 청춘을 떠나보낸다. 구해내지 못해, 이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어서 미안하다”며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부족하고 어려운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영결식 후 고인들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두 구조대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혹시 있을 생존자를 찾기 위해 화염에 뛰어들었다가 갑자기 번진 화마를 피하진 못했다.
김 소방장은 5년여 재직기간 500여 차례 현장에 출동했다. 박 소방교는 특전사 부사관 출신으로 2년간 400여 차례 화재·구급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헌신했다.
고인들의 고향인 경북 구미·상주소방서와 문경소방서, 경북도청 동락관 등 4곳에 설치된 분향소는 오는 5일까지 운영된다.
소방청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오는 7일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조기를 게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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