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하는 당원들 위해 탈당” 野 양소영…“찾아뵙고 용서 구하겠다”

김동환 2024. 2. 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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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저로 인해 비난 시달릴 게 분명했다”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해 ‘개혁미래당’에 입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양소영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활동해온 민주당 대학생위원회 구성원들을 겨냥한 비난을 우려해 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입장을 냈다. 탈당과 ‘개혁미래당’ 합류가 알려진 뒤, 민주당 청년위원회 등에서 ‘변절자’라는 비난까지 들은 가운데 탈당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전 위원장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제가 욕을 먹는 것은 괜찮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보기 어려웠다”며 “제가 입을 다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서 침묵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민주당이 무너져 내려가는 상황 속에서 침묵할 수 없었다”며 “침묵을 포기하고 다시 목소리를 내려 할 때 가장 마음이 쓰인 사람들은 대학생위원회 당원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양 전 위원장의 탈당 기자회견이 열린 후 SNS에 올라왔다.

‘마음이 쓰였다’는 표현은 “저로 인해 다시 한 번 비난에 시달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라는 이어진 양 전 위원장의 글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특정 목소리에 휘둘리는 정당에 벗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는 말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 면전에서 한 이후 쏟아진 거센 비난을 버텼지만 자신이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거라는 압박을 당내에서까지 받았고, ‘같은 목소리’ 내기를 재시도하면 다른 대학생위원회 당원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됐다는 의미다.

양 전 위원장은 “저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 이의가 있어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그럴수록 저와 함께 싸워준 사람들이 다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다시 한 번 비난에 시달릴 것이 분명했고, 그 고민 속에서 직책을 그만두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양 전 위원장의 심경은 그간 복잡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서 자신을 지켜준 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그는 탈당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직을 내려놓고, 탈당을 선언했기 때문에 어떠한 말씀도 핑계에 불과할 거라고 느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신과 다른 민주당 청년위원회 당원들을 위한 ‘옳은 선택’이라는 취지 입장에도 쏟아질 싸늘할 시선을 내다본 듯 했다. 양 전 위원장은 “양해를 구할 수 없고 이해해달라는 말씀조차 할 수 없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온갖 비판의 감수 의지를 보였다.

앞서 양 전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어 “20대를 함께한 민주당에 작별을 고한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주당이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서 이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양당 체제 속에서 누려온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겠다”며 “불체포 권리 포기 등 이 대표가 약속한 정치 개혁 발언을 믿었지만, 그 약속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어기고도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에서는 권력에 추종하는 것이 제1의 우선순위였다”며 “더 이상 거대 양당체제에 기대서 국민을 협박하는 정치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개혁미래당 합류 배경도 강조했다.

민주당 혁신 촉구 기자회견에 나섰다가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양 전 위원장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비이재명계 의원 주축 ‘미래대연합’이 오는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여는 ‘개혁미래당’에 합류한다. 그는 개혁미래당의 청년최고위원직과 함께 집행 권한이 있는 청년당의 대표를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청년위원회 등은 ‘이름값 올리려 지리멸렬한 내부총질 싸움을 하는 건 올바른 청년정치가 아니다’라거나 ‘전국대학생위원회 동지들을 전장에 버려두고 비겁하게 변절했다’ 등 양 전 위원장을 겨냥한 맹비난을 쏟아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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