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무법자들 무릎 꿇린 흑인 첫 보안관, 그는 의로웠으나 외로웠다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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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실적이 올라가면서 리브스의 주머니는 두둑해지고, 그의 명성은 높아진다.
인종주의자인 그는 지구를 지배했다가 멸종한 생물과도 같다.
뷰+포인트보안관의 활약상을 그린 전형적인 서부극 형식을 통해 흑인의 역사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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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티빙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배스 리브스(1838~1910ㆍ데이비드 오옐로워)는 흑인 노예다. ‘주인’을 따라 미국 남북전쟁에 남군으로 참전한다. 어려서부터 빼어난 사격술을 지녔던 그는 전장에서 여러 공을 세우나 보상은 없다. 리브스는 휴식을 위해 집에 잠시 들렀을 때 의도치 않게 폭력 사건에 휘말리고 어쩔 수 없이 도주 생활을 시작한다. 승세가 북군으로 기울면서 리브스는 자유인으로 살 기회를 잡게 된다.
①굳은 심지의 사내, 보안관이 되다
리브스는 아내 제니(로런 뱅크스)와 아칸소주에서 농장을 일구며 평화롭게 산다. 곡식 재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빼면 행복한 일상이다. 전쟁 기간 중 인연을 맺은 보안관 셰릴 린(데니스 퀘이드)이 어느 날 리브스를 찾아온다. 미국 원주민어가 가능한 리브스가 부관으로 잠시 일하며 범인 체포를 도와주기를 원한다. 리브스는 린 밑에서 일하고 싶진 않으나 돈이 궁해 길을 나선다.
리브스는 린의 추천으로 정식 보안관이 된다. 의도치 않았던 일이나 의로운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게 리브스의 적성과 심성에 맞다. 리브스는 여러 범죄자를 검거한다. 실적이 올라가면서 리브스의 주머니는 두둑해지고, 그의 명성은 높아진다.
②흑인 보안관으로 살기
드라마는 실존 인물의 삶을 다룬다. 리브스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보안관이다. 그는 여느 보안관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범죄자들을 쫓는다. 아칸소주 서쪽 무법지대가 리브스의 주요 활동 무대다. 리브스의 활약상은 서부극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모습들이다. 다만 리브스가 흑인이고, 그가 정체성에 대한 고뇌에 시달린다는 점이 다르다.
리브스는 정의 구현을 자신의 직업적 소명으로 여긴다. 하지만 인종차별이 심한 환경 속에서 그의 법 집행은 과연 정의로운 걸까. 그는 백인 지배 사회의 하수인에 불과한 것일까.
리브스의 고뇌는 혼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흑인들은 법적으로 자유를 얻었다고 하나 삶은 불안하다. 종교를 돌파구로 삼으려 하나 현실은 딱히 바뀌지 않는다.
③흑인 눈으로 본 남북전쟁 이후 미국
드라마는 리브스의 눈을 통해 남북전쟁 이후 흑인들의 삶을 돌아본다. 흑인이 보안관으로 임명되는 등 새 시대는 열렸으나 반동의 기운 역시 만만치 않다. 노예라는 ‘재산’을 잃은 남부의 백인들은 전쟁 이전으로 돌아갈 방법을 모색한다.
리브스가 만나는 수많은 범법자 중 가장 위협적인 인물은 텍사스주 보안관 이사우 피어스(배리 페퍼)다. 리브스가 남북전쟁 때부터 알던 이다. 피어스는 옛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백인을 상징한다. 그는 악랄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리브스를 위험에 빠트리기도 한다. 피어스는 자신의 저택에 공룡 뼈를 모셔 두고 있다. 인종주의자인 그는 지구를 지배했다가 멸종한 생물과도 같다.
뷰+포인트
보안관의 활약상을 그린 전형적인 서부극 형식을 통해 흑인의 역사를 돌아본다. 리브스가 범법자들을 잡기 위해 펼치는 액션은 호쾌하면서도 과거를 곱씹게 만든다. 바로 휘발되고 마는 오락적인 내용이 아니라 흑인들의 삶을 되짚으며 현실을 살피게 한다. 정치적으로 올바르면서도 재미를 갖춘, 드문 드라마다. 영화 ‘윈드 리버’(2017)의 테일러 셰리든 감독이 기획했다. 그는 서부극을 기반으로 한 인기 드라마 ‘옐로우스톤’ 시리즈의 감독이자 작가이다. ‘윈드 리버’도 변형된 현대판 서부극인 점을 감안하면 서부극에 대한 그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1%, 시청자 94%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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