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호는 필요한 전력이다, 빨리 합류했으면"…이승엽 감독도 연봉 협상 결렬은 아쉽다

김민경 기자 2024. 2. 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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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재호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김)재호는 필요한 전력이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9)가 미계약 보류선수로 남은 것과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두산은 2일 일본 미야코지마 2군 스프링캠프 명단을 발표하면서 "내야수 김재호는 연봉 미계약자 신분으로 추후 협상을 이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계약 문제는 감독이 개입을 할 수가 없다. 재호가 필요한 전력이니까 구단과 잘 이야기해서 빨리 팀에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호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FA 재자격을 얻어 두산과 3년 25억원에 계약하면서 원클럽맨의 길을 걸었다. 김재호는 중앙고를 졸업하고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무려 20년을 베어스맨으로 생활했다. 1군 통산 1763경기로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대 출전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3년 FA 계약이 종료되면서 올해는 일반 연봉 협상을 진행해야 했다. 구단은 샐러리캡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김재호의 연봉을 책정했다. 협상은 사실상 새해부터 진행됐고, 구단은 처음에 연봉에 옵션을 포함했다가 지난달 29일 3번째 만남에서 옵션 없이 전액 보장을 이야기했다. 다만 구단이 보장한 총액과 선수가 원하는 금액에 차이가 있었다. 김재호는 삭감 대상인 것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삭감 폭을 조금 더 줄여줬으면 하는 뜻을 내비쳤다. 김재호의 지난해 연봉은 5억원이었다.

KBO 규정상 모든 구단은 지난달 31일까지 연봉 협상을 모두 마감하고 등록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했다. 두산은 제출 마감일까지 김재호와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고, 일단 김재호를 미계약 보류선수로 신고하면서 나머지 등록선수들의 명단을 제출했다. 두산은 김재호와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봉 협상이 늦어졌지만, 김재호가 올해 전력에 포함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김재호 ⓒ 두산 베어스

김재호는 지난해 두산이 확실한 주전 유격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을 때 가장 큰 버팀목이 됐던 선수다. 시즌 초반 기회를 얻었던 이유찬, 안재석, 박계범 등이 힘이 떨어진 시즌 중반쯤 김재호가 베테랑답게 주전 유격수를 꿰차면서 불안했던 내야 수비가 조금씩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노련한 타격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91경기에서 타율 0.283(247타수 70안타), 3홈런, 29타점, OPS 0.748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작년에 우리 팀이 힘들 때 재호가 분명 도움이 됐다. 두산 팬이라면 다 아실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기회를 재호가 잘 잡았다. 사실 2군에 다녀오는 시간도 있었는데, 재호가 포기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시즌 마지막에 주전 유격수를 차지한 것이다. 누가 준비하고 포기하지 않느냐에 따라 기회가 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동등하게 기회를 줄 것이고, 기회를 잡는 선수가 기회에 나간다고 생각한다. 재호도 그 선수 중에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김재호가 올해는 2군 스프링캠프에서 천천히 몸을 만들길 바랐다. 베테랑 선수들이 2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드는 게 낯선 풍경은 아니다. 지금은 은퇴한 이현승이 과거 두산에서 뛸 때 2군 스프링캠프에서 천천히 몸을 만들면서 시즌을 준비한 적이 있고, 올해는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마무리투수 오승환도 2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우리는 처음부터 재호를 2군 캠프로 보내려 했다. 전력이 안 돼서가 아니다. 베테랑이니까 젊은 선수들과 같이 몸을 만들기 보다는 2군이 작년과 달리 일본 미야코지마를 가기도 하니까. 조금씩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면서 합류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계약을 이른 시일 안에 마치고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드는 시간을 보내길 바랐다.

시드니 캠프에서는 일단 박준영, 오명진, 이유찬, 박지훈 등 젊은 내야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감독은 김재호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 선수들과 건강한 경쟁을 해준다면 김재호와 팀 모두에게 좋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감독은 "재호가 보탬이 되는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팀에 빨리 합류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단과 잘 이야기해서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현했다.

▲ 김재호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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