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한국 축구는 90분부터... 亞컵 11골 중 5골, 90분 이후 터졌다

알 자누브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2024. 2. 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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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알 자누브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8강 호주전을 이기고 포효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한국 축구는 90분부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새벽 0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또 다른 우승후보'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강에서 이미 조별리그에서 한 번 붙었던 요르단을 상대한다.

짜릿한 대역전극이었다. 이날 한국은 또 한 번 벼랑 끝에 몰렸다. 전반 42분 상대 공격수 크레이그 굿윈(알웨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동점골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 매튜 라이언(AZ알크마르)의 선방쇼에 막혀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51분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과감하게 페널티박스 안을 파고들어 반칙을 얻어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 이어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이 키커로 나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패배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연장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까지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의 프리킥 골 당시 클린스만 감독도 수차례 포효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만큼 믿을 수 없는 승리였다.

사실 한국의 대역전극 드라마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놀라운 역전승을 수확했다. 당시에서 한국은 0-1로 지고 있었는데,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놓은 후반 54분 '미남 히어로' 조규성(미트윌란)이 극적인 동점 헤더골을 뽑아냈다. 덕분에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했고 8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후반 막판 ,특히 후반 45분 이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번 대회 한국은 조별리그까지 포함 총 5경기에서 11골을 넣었다. 이중 5골이 후반 45분 이후에 터진 득점이었다.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에서도 1-2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후반 46분 상대 수비수 알 아랍의 자책골에 힘입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는 후반 48분 손흥민이 페널티킥골을 넣었다. 또 16강 사우디전에서 후반 54분 조규성이 헤더골, 기세를 이어가 8강 호주전에서도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계속된 극장골에 외신들도 감탄을 쏟아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태극전사가 호주를 상대로 또 한 번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안컵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며 "먼저 리드를 잡은 호주는 한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강력한 수비를 펼쳤다. 밤이 깊어가면서 카타르 알와크라의 기온은 14도까지 떨어졌지만, 한국이 호주의 골문을 공략하면서 경기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지난 사우디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차기에서 이겼던 것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동점골을 넣은 황희찬.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프리킥 골 장면. /AFPBBNews=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역전승 원동력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께 트로피를 선사하고자 한다. 또 64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이에 간절하고 목마름이 생기는 것 같다. 이로 인해 가끔은 긴장감과 부담감이 조성된다"며 "한 골 뒤졌을 때 우승 트로피를 국민들께 안기려면 앞만 보고 전진하고 득점해서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아시안컵 트로피를 들어올려서 한국에 갖고 들어가고 싶은 꿈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힘든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 빠르게 결과를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끝까지 보여준 투혼과 투쟁심, 믿음과 노력을 강조하고 싶다.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선수들의 태도와 경기 임하는 자세, 또 투혼 덕분에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 /사진=뉴시스 제공
주장 손흥민도 "어떤 축구를 하든 이기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경기를 통해 팀이 더 단단하게 만들어지는, 정신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런 믿음으로 더 강해진다. 연장에 가면 지칠 수 밖에 없는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해주었다"고 동료들의 투혼을 고마워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OSEN

알 자누브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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