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흐느꼈던 막내…“그 덕에 성장” 미소짓는 주장으로
9년 전 호주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을 마치고 23세 막내였던 손흥민은 눈물을 흘렸다. 연장 전반에 골을 허용해 1대2로 졌던 경기였다. 손흥민은 당시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었음에도 “형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3일 카타르 알 와크라에서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표팀 주장이 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숨을 골랐다. 이번에는 후반 막판 페널티킥 유도, 연장 전반 프리킥 골을 넣어 2대1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이 달랐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를 받은 손흥민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미소를 지었다. ‘9년 전 패배에 대한 복수냐’라는 질문에 손흥민은 답했다. “복수라기보다는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경기들, 경험들 덕에 축구선수, 사람으로서 여기까지 성장했습니다. 오늘, 꼭 그것(복수) 때문이 아니라, 팀의 목표만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2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고 승부를 뒤집은 대표팀에 대해 ‘좀비 축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손흥민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선수들의 정신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경기로 인해 믿음이 더 강해진다”며 “연장전 가면 대부분이 지치는데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하나로 뭉쳐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끝나자 손흥민은 이례적으로 마이크를 들어 한 마디만 더 하겠다고 자청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늘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오늘만큼은 함께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에서 있던 선수들, 그라운드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눈물 흘리던 막내는 9년 동안 성장해 모두가 의지하는 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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