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김민재 ‘별들의 전쟁’ 출격… ‘잠 못드는 밤’ 시작된다 [뉴스 인사이드-UCL 16강 대진 완성]
맨유 박지성, 한국 선수 최초 우승
토트넘 손흥민은 아쉬운 준우승
이강인·구보 동갑내기 절친 더비
김민재의 뮌헨은 라치오와 격돌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 “연승” 자신
레알은 2년 만에 정상 탈환 별려
많은 축구팬은 유럽 무대를 누비는 한국인 선수들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응원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곤 한다.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이후 어느덧 EPL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한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이 골 폭죽을 터뜨릴지 주말 새벽마다 눈을 비비며 지켜본다. ‘황소’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공격 포인트를 작성할지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구는 관심사다.
이런 UCL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유럽파는 단연 박지성(42)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랙터와 손흥민이다. 박지성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이영표와 함께 이적했고, 두 선수는 2005년 한국인 최초로 UCL 4강에 올랐다. 성장을 거듭하며 ‘퍼기경’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지성은 2007~2008시즌 한국 선수 최초로 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새역사를 썼다. 이는 아시아 선수 최초이기도 했다.
박지성은 이후 맨유의 마지막 전성기에 힘을 보태며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에도 선발로 UCL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모두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에 무릎을 꿇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우승 한 번을 포함해 UCL 결승 무대를 3번이나 밟는 진기록을 남겼다. 또 많은 아시아 선수가 그를 바라보며 UCL 무대에 대한 꿈을 키우고, 유럽의 빅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2023∼2024시즌 박지성과 손흥민의 유산을 이어받기 위해 UCL 토너먼트 무대를 밟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축구 천재’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PSG)과 ‘괴물 수비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다. 직전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맹활약한 이강인과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33년 만의 리그 우승에 앞장선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각각 현재의 소속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몸값을 높였다. 이들은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도 주축으로 자리 잡아 맹활약하며 각 팀의 UCL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김민재가 최후방에서 버티는 뮌헨은 이탈리아의 라치오를 토너먼트 첫 계단에서 만난다. 16강 1차전은 라치오의 홈에서 15일 펼쳐진다. 김민재와 뮌헨에도 라치오와의 승부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2022년 9월 나폴리 소속이던 김민재는 리그에서 라치오를 상대로 헤더 동점골을 넣었고, 이후 역전골까지 터지며 나폴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 뮌헨은 마지막으로 라치오를 만난 2020∼2021시즌 16강전에서 2전 전승을 거뒀다.
이강인과 김민재가 UCL 우승 트로피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높은 벽이 있다. 토너먼트에서 누구도 방심할 수는 없지만,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와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가장 상대하기 버거운 강팀들이다. ‘명장’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지난 시즌 창단 첫 UCL 우승에 더해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까지 정상에 오르는 ‘유럽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3)과 ‘중원 사령관’ 케빈 더브라위너(32) 등 16강에 진출한 팀 중 가장 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UCL 역대 최다 우승(14회)을 이룬 제왕답게 이번 시즌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21∼2022시즌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는 2년 만에 다시 한 번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EPL의 아스널, 지난 시즌 UCL 준우승팀 인터밀란(이탈리아) 등 만만치 않은 명문 구단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기 위해 벼르고 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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