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이라크 내 85곳 '보복 공습'…추가 공격 시사(종합2보)
바이든 "우리 대응 시작"…추가 공습 있을 듯
사상자 여부 평가 중…이라크 "중대한 위협"
아슬아슬한 '확전' 줄타기…이란 입장은 아직
[서울=뉴시스] 이혜원 강영진 기자 = 이란 후원 민병대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드론 공격해 미군 병사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한 것에 대한 미국이 보복 공격을 개시했다.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 내 목표물 85여곳을 공습했다면서, 보복 대응이 향후 며칠에서 몇 주, 나아가 몇 달까지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응 오늘 시작됐다"…이란 쿠드스군 관련 시설도 타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의 지휘소와 정보 센터, 무기고, 벙커 등이 공습 대상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 "우리 대응은 오늘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지속될 것"이라며 공격이 며칠에서 몇 주, 몇 달까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미국은 중동 또는 어느 곳에서든 분쟁하고 싶지 않다"면서 "그러나 우리를 해치려는 모두에게 이 점을 분명히 알린다. 미국인을 해치면 보복할 것이다"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피하기 위해 신중하게 선정했으며, 역내 미국인에 대한 공격과 관련 있다는 명백하고 반박할 수 없는 증거에 근거해 (공습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더글러스 심스 중장은 공습이 30분가량 실시됐으며, 공습 대상지 중 3곳은 이라크에, 4곳은 시리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B-1B 전폭기 2대가 미 본토 텍사스주 다이어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9600km 이상을 비행한 뒤 이라크와 시리아를 폭격했으며, 정확한 목표물 타격과 민간인 사상자 최소화를 위해 날씨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중동 현지에 배치돼 있는 전폭기들은 추가 공습에 대비해 보복 공격 투입을 유보했다. 미 전투기가 있는 중동 국가들이 자국 기지에서 출격해 이라크와 시리아 및 예멘을 타격하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도 미 본토에서 출격한 배경이다.
미 본토의 전폭기로 중동까지 공격함으로써 미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이유도 있다고 당국자들이 설명했다.
B1-B 전폭기는 중동으로 향하기 전 지난달 28일 민병대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3명의 시신 운구식 상공을 선회하기도 했다.
심스 중장은 "우린 이 지역을 이용하는 무장 세력이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뿐만 아니라 IRGC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 시설 안에 있는 사람들과 관련된 사상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상자 발생 파악 중…이라크 "중대한 위협" 규탄
시리아 국영 언론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감시'는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에서 무장대원 1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즉각 규탄에 나섰다. 야흐야 라술 이라크군 대변인은 알카임과 시리아 접경 지역이 미군 공습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이라크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지역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이라크 정부 노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또 "이라크와 역내를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끌 수 있는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이라크와 역내 안보 및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 관련 커비 조정관은 미국이 공습을 감행하기 전 이라크 정부에 사전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오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우린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어떤 나라나 잔인한 세력이 우릴 괴롭히려 한다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확전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확대되진 않을 듯"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미군 시설에 166건의 공격을 가했다.
미국이 이날 이란이나 쿠드스군 고위 지도자를 직접 겨냥하지 않을 것으로 볼 때, 이번 공습으로 중동 분쟁이 확대되는 걸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중동전이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이란과 그림자 전쟁이 본격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한 대응을 이어왔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중동전 확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러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이 보복 공격을 예고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실제 공습이 이뤄져, 그 사이 민병대원들이 은닉할 시간을 벌어 전면적인 타격도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날 보복 공격 시작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은 한층 커졌으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분쟁에 직접 개입하게 될 위험성이 커졌다고 말한다. 미 당국자들은 이란 지도자들이 미국과 직접 전쟁하려 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자들도 미국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은 이란 지원을 받는 준군사조직이 아닌, 이란 군대의 공식 지부다. 미국의 쿠드스군 공격은 암묵적으로 이란 군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알자지라는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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