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최석진 복귀→차선우 데뷔..."만세!" 외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정일우, 최석진 연극 무대 복귀...차선우 첫 연극
'여성처럼' 아닌 '진짜 여성'에 초점
"혐오, 차별, 억압...오늘날도 공감 가능할 것"
3월 31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정일우, 차선우, 최석진 등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6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박제영 연출과 배우 전박찬, 이율, 정일우, 박정복, 최석진, 차선우가 참석했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이 감옥에서 만나게 되면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사랑을 다룬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됐으며 2015, 2017년까지 총 세 차례 공연됐다.
자신을 여자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 역에 전박찬, 이율, 정일우, 냉철한 반정부주의자 정치범 발렌틴 역에는 박정복, 최석진, 차선우(B1A4 바로)가 출연한다.
연극계 잔뼈 굵은 배우들과 신선한 얼굴, 이전 시즌에 참여한 경력직과 새로운 뉴캐스트까지 다양하게 모였다. 박 연출은 "PD님 통해 전달받고 만세를 외쳤다. 영광이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정일우는 2019년 '엘리펀트 송' 이후 약 5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다. 정일우는 "유명한 작품이라서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었다"라며 "대본을 처음 읽을 땐 발렌틴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오랜만에 연극 복귀를 하는데 어떤 캐릭터를 택하는 게 더 좋을까 생각했을 때 몰리나가 더 욕심이 났다. 저에게도 도전이었다"라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몰리나가 갖고 있는 색깔, 정일우가 가진 색깔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유약하면서 섬세한 부분을 포인트로 잡아서 살려보고자 했다. 유리알처럼, 건들면 깨질 것 같은 모습. 약해 보이면서도 자기의 감정이나 마음에 솔직한 캐릭터로 준비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지난해 연극 '헬로, 더 헬: 오델로'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도 초청됐던 차선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국내 연극 무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전 무대에 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오델로'는 연기보다 몸을 쓰는 느낌이 많았다. 무대에서 음악이 아닌 연기를 더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던 차에 좋은 작품 만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극 무대가 처음이다 보니 톤, 몸동작 같은 것들도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초반에 많이 헤맸고 압박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근데 하다 보니 욕심이 나더라. 나만의 발렌틴을 어떻게 더 끌어낼 수 있을까. 공연이 끝날 때까지 못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5월 뇌경색을 진단받으며 활동을 중단했던 최석진이 복귀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먼저 그는 "완치 개념이 없어 약을 먹으며 재활하고 있다"고 현재 몸상태를 전했다.
이어 "쓰러지고 나서 복귀하기까지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어쩌면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한 그는 자신을 향한 시선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예술적 포용성에 겁이 났다. 제 무대를 보고 '아팠던 것 치고 괜찮네' 라는 식으로 포용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라며 "그런 부분 느끼지 않게 이 악물고 준비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극중 신체적 고통을 겪는 발렌틴의 마음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감으로 바뀌기도 했다. 겁내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기대를 전했다.
6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박제영 연출이 지휘한다. 그는 "몰리나와 발렌틴, 상반된 두 인물의 충돌하는 지점들이 완벽히 이해될 수 없지만 존중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연출적으로는 몰리나 역의 배우의 표현 방식을 고민했다. '여성처럼'이 아닌 '진짜 여성'으로서 연기해야 했다. 박 연출은 "어떤 행동을 해서 여성으로 보일까가 아니라 어떤 손짓, 몸짓을 해도 '난 그냥 여자야'라는 식으로, 선입견 갖지 말고 움직여 보고자 고민하고 배우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포인트를 전했다.
두 인물의 감정적 교류와 더불어, 1970년대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동성애와 정치적 억압 등의 문제도 담겨 있다. 2024년 한국 관객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도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에 박 연출은 "오늘날에도 이야기가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건 발렌틴과 몰리나처럼 우리도 언제나 사회적 억압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라며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호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신념을 지키고, 전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베풀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해결책을 제시하는 작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박찬 역시 "단순히 성소수자와 정치사상범의 로맨스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물론 보편적 사랑이야기지만 현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역사적 운동과도 관련 있다고 본다. 다양하게 바라보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거미여인의 키스'는 오는 3월 31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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