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이냐 회귀형이냐…DJ·노무현이라면?[국회기자 24시]

김유성 2024. 2. 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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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이냐, 병립형이냐'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실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 이름까지 정해두고 '병립형 회귀'를 민주당에 압박하고 있습니다.

병립형으로 회귀를 하든 위성정당을 창당하든 민주당 나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이러다보니 민주당 내 병립형 회귀에 대한 목소리가 더 강해졌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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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놓고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한 민주당 지도부
당원 투표 추진하다 '당 대표에 맡긴다'로 회귀
어떤 선택해도 후폭풍 불가피...이 대표가 감당해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연동형이냐, 병립형이냐’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나름 시한으로 정했던 1월 말도 훌쩍 넘겼습니다. 다시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결정과 책임으로 돌아온 것이죠. 총선이라는 민감한 이벤트를 앞두고 계산수가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때 약속했던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명분을 따르자니 국민의힘 몫으로 떨어질 비례의석이 마음에 걸립니다. 위성정당을 창당하거나 병립형 회귀를 한다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게 됩니다. 신뢰가 정치인에게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한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것 하나 후폭풍 없이 선택하기 힘든 것이죠.

연합정치시민회의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도 유지 선언하고 진보개혁 정당들에게 연합정치 참여를 공개 제안하라”고 촉구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은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침대축구를 하듯 ‘병립형 회귀 외에는 다른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 이름까지 정해두고 ‘병립형 회귀’를 민주당에 압박하고 있습니다. ‘위성정당 간 대결’이라는 진흙탕 싸움도 피하지 않겠다는 심산입니다.

위성정당 창당을 피하려면 민주당은 병립형을 당론으로 정하면 됩니다. 이전 국회에서 자신들이 쌓았던 정치적 업적과 유산을 부정하게 되지만요.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 연동형을 유지한 채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는다면 10석 가까이 국민의힘에 빼앗길 수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1석이 아쉬운 입장에서 꽤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표도 지난 11월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병립형으로 회귀를 하든 위성정당을 창당하든 민주당 나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병립형으로 회귀할 수 없고, 위성정당 창당도 싫으면 다른 소수 정당과 선거연대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이, 비례에서는 민주당과 연대·연합할 정당이 가져가는 것이죠.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아도 되고 정의당 등 소수당은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이 민주당에 호소해왔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허나 이것도 민주당에는 불만족스럽습니다. 비례대표 의석도 수직계열화를 하고 싶은 욕심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러다보니 민주당 내 병립형 회귀에 대한 목소리가 더 강해졌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전 당원 투표가 제시됐습니다. 지도부 입장에서는 선거제 결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겠지만, 책임 회피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결정하지 못한 채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선거제 관련 전권을 일임한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시금 이재명 대표에게 선택의 시간이 온 것입니다. 선거라는 데드라인은 다가오고 있는데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죠. 이번에는 정말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만약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과 선택을 했을까요? 지금까지 결정이 안 된 채 흘러왔을까요? 탈당 의원들이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잃었다’고 한 말이 빈 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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