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이야" 도박으로 돈 잃자 이웃 3명 살상한 중국인 '무기징역'

1심 이어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수원지법·수원고법 전경 / 사진=연합뉴스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잃자 평소 앙심을 품고 있던 이웃 주민 3명을 흉기로 살상한 30대 중국인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3-3형사부(허양윤·원익선·김동규)는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인 김모 씨(39)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1심은 김 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 피해자 접근금지, 유흥업소 출입금지 준수사항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김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심 선고 결과에 검찰과 김 씨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했는데, 그 근거로 무고한 시민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는 목숨이 위태로운 피해를 주어 범행이 중대하다는 점을 들었다"며 "피고인에게 사형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나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비교해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원심과 같은 형을 유지했습니다.

김 씨는 2022년 5월 10일 오후 8시쯤 시흥시의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에서 이웃 주민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범행 당시 김 씨는 아파트 4층에서 이웃인 40대 A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목 졸라 기절시킨 뒤 흉기로 찔렀습니다. 곧이어 김 씨는 13층으로 올라가 또 다른 이웃인 70대 여성 B씨와 60대 C씨를 잇달아 흉기로 공격했습니다.

이 범행으로 B씨와 C씨는 숨졌고, A씨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김 씨는 이후 자신의 거주지인 7층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와 인근 초등학교를 지나던 중학생에게 흉기 위협을 가하며 "택시를 잡아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씨는 A씨에게 인터넷 도박을 소개받았고, 수천만 원대 돈을 잃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소 자신의 휴대전화로 도박을 했던 김 씨는 게임그룹에서 강제로 탈퇴 당하자 B씨에게 1만 원 정도 돈을 주면서 종종 휴대전화를 빌려 도박을 했습니다. 김 씨는 어느 순간부터 돈을 주지 않고 B씨의 휴대전화를 빌려 썼고, 이에 B씨가 자신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자 분노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씨와는 평소 대면으로 점당 2000원짜리 화투를 쳤습니다. 김 씨는 C씨가 평소 많이 이겨 돈을 가져가고 자릿세도 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다른 주민들도 자신을 모함한다는 생각에 아파트 4층과 13층 이외, 14층에도 올라가 다른 주민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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