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민재 공백, ‘울산 듀오’ 김영권·정승현 손발 맞추나? 클린스만호, 중앙 수비 재정비 시급 [아시안컵]

‘괴물’ 김민재가 결장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 2-1 역전 승리, 4강에 진출했다.

대한민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 이어 이번 호주전에서도 전후반 90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황희찬의 ‘극장골’에 힘입어 역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역전골이 폭발, 호주를 잠재웠다.

‘괴물’ 김민재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결장한다. 사진(알 와크라 카타르)=AFPBBNews=News1

연장 혈투의 끝은 승리였으나 잃은 것도 적지 않았다. 토너먼트 내내 긴 승부를 이어가며 체력 소모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리고 핵심 수비수 김민재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4강전서 결장한다.

김민재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다. 이탈리아를 제패한 그는 독일로 자리를 옯겼고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됐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더욱 대단하다. 최고 수준의 대인 방어, 그리고 수비 지휘 등 여러 부분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한민국은 그 없이 요르단과의 4강전을 치러야 한다.

김민재는 후반 추가시간 호주의 역습을 저지하는 상황에서 경고를 받았다. 잠깐의 신경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볼을 가져가려던 김민재에게 경고가 주어진 것. 8강까지 경고가 유효한 상황에서 바레인전에서 받은 경고가 있어 결국 누적, 결장이 확정됐다.

대한민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김민재 포함 김영권, 정승현, 김주성, 김지수 등 5명의 센터백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때에 따라 박진섭을 중앙 수비수로 활용할 수 있어 6명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김민재와 정승현, 그리고 김영권을 적극 활용했다. 조별리그 내내 문제점을 노출한 정승현 대신 토너먼트부터 김영권을 중용했다. 김민재는 5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고 바레인, 사우디 아라비아전을 제외하면 풀타임 출전했다.

김영권의 어깨가 무거워질 요르단과의 4강전이다. 사진(알 와크라 카타르)=AFPBBNews=News1

지금으로선 김영권과 정승현이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선수는 울산 HD의 K리그1 2연패를 이끈 수비 듀오. 호흡 면에선 전혀 걱정이 없다. 더불어 이미 자리를 잡은 조현우, 설영우 역시 울산 소속. 최근 전북현대로 이적했으나 김태환도 울산 출신인 만큼 수비 조직력의 공백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도 울산 출신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4강과 같은 큰 무대에서 모험을 선택하는 건 어려울 터. 결국 김영권과 정승현은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 높은 중앙 수비 조합이다.

물론 K리그1과 아시안컵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또 김영권과 달리 정승현의 경기력 기복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한 것도 사실. 하지만 두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는 보이지 않는다.

요르단은 대한민국과의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무려 2골이나 넣은 바 있다. 심지어 전반에만 2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집중력이 좋다. 알 타마리의 파워, 그리고 스피드는 위협적이었고 김민재가 아니었다면 막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4강 진출에 취해 있으면 안 될 대한민국이다. 64년의 기다림을 끝내기 위해 카타르로 왔다. 그리고 요르단을 넘어야만 그토록 원한 우승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민재가 없는 지금은 분명 위기이며 극복해야 한다.

김영권, 정승현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 그러나 K리그1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이어진다면 요르단의 날카로운 창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김영권과 정승현은 이미 울산 HD에서 좋은 호흡을 자랑한 바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