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망 군인 유해 송환날 보복타격…바이든 "우리의 대응 시작됐다"

김하늬 기자 2024. 2. 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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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이라크, 미국 보복 공격에 "주권 침해" 반발…미국 "사전 고지"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의 유해 송환식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미 육군 수송팀은 지난달 27일 요르단 미군기지에서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에 전사한 미군 장병의 유해를 이날 송환애왔다. /사진-AFP통신=

요르단 기지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이 2일(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 시작됐다. 숨진 장병들의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된 날짜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가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에서의 확전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날 로이터 및 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4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미군은 미국 본토에서 날아온 장거리 폭격기를 비롯한 많은 항공기를 동원해 85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면서 "공습에는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가 사용됐다"고 했다.

중부 사령부는 미군 공격을 벌여온 친이란 민병대의 작전 본부와 정보센터, 미사일과 전투기 저장고 등이 목표물이였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오늘 오후 나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RGC와 연계된 민병대가 미군 공격에 사용한 시설의 표적물을 공격했다"며 "우리의 대응이 시작됐다.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중동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우리를 해치려는 모든 이들에게 알린다. 미국인을 해치면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측은 다단계로 지속해서 보복 타격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미국이 배후로 지목한 이란도 자신들을 위협할 경우에는 강력히 대응한다고 밝히면서 중동에서의 확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요르단 내 미군 기지가 지난달 27일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 공격의 주체로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포함한 연합단체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을 지목했다.

특히 이번 보복 공격은 사망한 미군 3명의 유해가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로 송환된 지 불과 몇 시간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군기지를 직접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숨진 미 장병 시신의 귀환을 직접 맞은 것은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이날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유해 귀환 행사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시리아 국영언론은 이날 미군의 보복 공격이 알려진 직후 미군이 시리아·이라크 접경지, 시리아 사막 지대 등 여러 곳을 타격해 사상자가 다수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알하다트 방송은 미군이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에서 11곳 이상을 폭격했다고 전했고, AFP 통신은 이날 공격으로 친이란 전투원 중 최소 13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민간단체 '시리아인권감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는 즉각 반발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대변인 야히야 라술 장군은 성명에서 미국이 이날 이라크 서부 시리아 국경 인근 지역을 공격한 것은 "이라크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이라크와 역내의 안보 및 안정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측의 반발에 미국은 해당 보복 공격에 대해 이라크 정부에 사전에 알렸다며 주권 침해가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라크 측 성명이 나온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공격에 앞서 이라크 정부에 고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전투 상황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공격이 성공적이었다고 본다"며 "우리는 미국인에게 해를 가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일에 우리가 선택한 시간, 장소에서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커비 조정관은 "공격은 오늘 시작했지만 오늘 끝나지 않을 것이다. 추가적인 공격이 있을 것이고, 오늘 그 일환으로 첫 공격이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향후 군사 행동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이번) 공격의 목적은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IRGC와 관련 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라면서 "요르단에서 미군 3명 사망 이후 이란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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