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장비 사려고…지원기관 속여 8000만원 챙긴 국립대 교수 집유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고가의 연구장비를 사기 위해 수십차례에 걸쳐 소모성 연구재료를 산 것처럼 허위 청구해 연구비 지원기관을 속인 국립대 교수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도내 한 국립대 부교수로 재직 중인 A씨는 2018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총 31회에 걸쳐 소모성 연구재료비를 집행한 것처럼 허위로 청구해 약 8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그는 대학 산학협력단을 통해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각종 연구과제 사업을 진행해오던 중 3000만원 이상의 고가 연구장비를 구입하려면 별도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고, 지원받는 연구비로는 이를 구입하기 부족한 상황인 점 등을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이같은 범행으로 3000만~5000만원에 이르는 연구장비 3대를 구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2019년 4월부터 1년간 총 36회에 걸쳐 실제 연구회의 등에 참여하지 않은 연구원들의 식대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편취액수가 적지 않고, 피고인이 피해를 회복하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범인 점, 편취한 연구비로 대금을 결제한 연구장비가 대학에 보관돼 사용되고 있는 등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만 구입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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