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프로 1세대' 송경서의 쓴소리 "한국 골프 이대로는 안 된다" [나트랑 현장]
[나트랑(베트남)=STN뉴스] 유연상 기자 = "골프를 잘하고 싶다면 기본부터 잘해라."
송경서 프로가 운영하는 아카데미 일원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송 프로는 1999년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PGA)에 입회했으나 짧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후진 양성을 위해 지도자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한국골프 미디어 레슨프로 1세대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는 JTBC 골프 '라이브 레슨 70'에 간판스타 중 한 명이다. 생활 골프 달인으로 이해하기 쉽게 레슨을 선보이며 수많은 아마추어 골프 팬에게 많은 성원을 받았다. 또한, 훌륭한 입담으로 골프 해설가로 변신해 깔끔한 골프 중계로 호평이 자자했다.
골프 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거두며 승승장구한 송경서는 후배 선수의 미래를 위해 골프 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의 동계 훈련으로 열기가 뜨거운 베트남 나트랑에서 STN뉴스가 만나 아카데미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장에서 특이한 장면으로 10여 명이 넘는 모든 선수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하며 어드레스 자세부터 전체적인 '샷 모션'까지 정리해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송 프로는 "한국 선수는 골프를 잘 친다. 하지만 기본기는 없다"면서 "겉멋이 많으므로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없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쇼트 게임이 매우 약하다. 선수들의 그린 주변 플레이를 지켜보면 형편없는 실력이다"라면서 "공을 멀리 보내고 샷 자세만 신경 쓰는 게 먼저 가 아닌 기본기가 없으므로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를 못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아카데미 선수들에게 110M 거리를 강조하며 집중적으로 연습을 시킨다. 110M 거리를 정복하면 누구든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4월에 열린 KPGA 코리안 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을 차지한 조우영(23·우리금융그룹)이 진기록을 써낸 바 있다.
그는 국가대표 신분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KPGA 코리안 투어 추천 선수로 출전하며 기량을 뽐냈다. 조우영은 그해 생애 첫 우승과 더불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으며 2024시즌 KPGA 코리안 투어에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조우영은 지난 우승 인터뷰에서 실력 향상 비결에 대해 스승인 송경서 프로님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스승 입장에서 바라본 제자 조우영에 대해 송 프로는 "튼튼한 친구이다. 골프를 정말 잘하는 선수이다"라면서 "샷 하나에 모든 집중을 한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어렵게 골프 선수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골프를 할 수 없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자비를 들어 조우영 선수와 함께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한 달여 동안 스윙과 퍼팅 등 기본적인 기술 향상을 도움을 준 적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송경서 아카데미는 기본이 먼저라는 '미션'으로 매일 혹독한 훈련이 있다고 했다. 선수들은 하루 일정을 끝내고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매일 4시간씩 퍼팅 연습으로 마무리를 한다고 전했다.
아카데미 선수 KPGA 투어 김경준(26·엑스프로배터리)는 "퍼팅 연습이 퍼트를 들고 그린에서 연습을 하는 게 아니다"면서 "퍼팅 자세로 가상의 거리를 생각하면서 '스트로크'를 반복적으로 하며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경서 프로님의 퍼팅 연습 방법으로 퍼팅이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특히 거리감 정확도가 높아졌다. 퍼팅 스트로크 연습으로 퍼팅 실력이 크게 향상된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송 프로는 한국골프 선수 육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였다. 첫 번째로는 한국에서 연습 골프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것이고, 가격이 비싼 그린피 비용을 이유로 꼽았다. 두 번째로는 스타플레이어 선수들에게 모든 이목이 쏠린다. 평준화가 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선수들에게 복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매우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골프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성적이 우선이다. 일본 또한, 실력과 성적이 중요하겠지만 골프 선수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과 혜택이 많아 특히 주니어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한국 골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재 육성에 큰 발전이 없어 안타까운 현실이이라는 송 프로는 "한국의 골프 미래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협회도 힘을 써줘야 하겠지만 골프장의 지원이 빠지면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연습할 수 있는 골프장이 많이 없다. 높은 그린피도 있지만, 선수들에게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고스란히 선수들이 모두 부담하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렇다 보니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비용 부담으로 선수 생활을 빨리 끝내려는 선수들을 지켜볼 때마다 한국골프 미래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골프 미래를 위해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에서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작은 목소리라도 귀 기울여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STN뉴스=유연상 기자
yys@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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