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순직 소방대원 김수광 소방장·박수훈 소방교 영결식
[앵커]
경북 문경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립돼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장,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면 두 젊은 소방관의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치됩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윤인규 / 문경119소방구조센터 소방사]
고 김수광 소방장님, 고 박수훈 소방교님께 드리는 글.
지난 1월 31일, 문경시 공장 화재 현장에서 고인이 되신 김수광 소방장님, 박수훈 소방교님을 위해 소방 선후배님을 대표해서 나오게 된 문경소방서 소방사 윤인규입니다.
처음 두 분을 뵀을 때를 기억합니다.
김수광 반장님, 구조대원이 되기 위해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하고 싶다며 구조대를 찾아온 그는 훤칠한 키에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인명구조사 자격 취득을 위해 쉬는 날에도 매일같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참 열정적이고 멋진 소방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장님이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하고 구조대로 오게 됐을 때 함께 근무할 수 있어서 너무 든든했습니다.
처음 구조대에 와서 궁금한 게 생기면 저에게 물어보시고 제가 알려드리면 항상 고맙다고 웃으시며 인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업무를 보다가 모르는 게 생겨 반장님께 여쭤보면 늘 성심성의껏 자신의 일처럼 알려주셔서 항상 감사했습니다.
박수훈 반장님. 반장님께서 문경으로 처음 발령을 받고 같이 근무하게 된 첫 날 반장님을 보고 정말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 늘 주변을 밝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소방관 생활을 시작한 만큼 모든 일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반장님. 한참이나 어린 저를 늘 선배 대우해 주시며 따라주셨고 사무실에 출근하면 반갑게 웃으며 늘 반겨주셨습니다.
반장님의 티없이 맑은 순수한 미소와 유쾌한 웃음소리가 자꾸만 떠오릅니다.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재 출동 벨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 장비를 착용하고 현장으로 진입하시던 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뜨거운 화마가 삼키고 간 현장에 그들을 구하러 각지에서 구조대원들이 모였고 저는 그들의 눈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두 분을 가족의 품으로 데려가겠다는 굳은 결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나긴 수색 끝에 결국 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희는 모두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또 느꼈습니다.
아직도 저와 동료들은 두 분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습니다. 같이 먹고 자며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는데 내일이면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며 만날 것 같은데, 아직 함께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하늘은 뭐가 그리 급해서 두 분을 빨리 데려가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반장님들이 그랬듯이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달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입니다.
부디 하늘에서 우리들을 잘 보살펴주십시오. 김수광 소방장님, 박수훈 소방교님, 이제 저희는 두 분을 보내드리려 합니다.
남겨진 가족들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떠나간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두 소방관을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한달음에 달려와주신 모든 소방대원들과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수광이 형, 수훈이 형,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우리 또 만나자.
2024년 2월 3일. 두 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던 동생이자 동료, 윤인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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