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하고 담백하지만, 화려한 액션...'킬러들의 쇼핑몰'[정승민의 정감록]

정승민 기자 2024. 2. 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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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7일 마지막 2회차 에피소드 공개

'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무빙'부터 '비질란테'까지 디즈니+ 액션 시리즈가 숨가쁘게 달려온 가운데, '킬러들의 쇼핑몰'이 정갈하고 담백한 액션으로 정점을 찍는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이다.

놀거리라고는 읍내로 나가야 할 것 같은 동네에 지어진 외딴집 하나가 있다. 창고가 딸린 집에서 삼촌 진만과 살고 있는 당찬 소녀 지안.

삼촌과 살게 된 사연은 갑작스럽고, 의문투성이다. 지안 조모의 장례식을 치르던 도중 지안은 의문의 사건으로 부모님을 모두 잃었고, 그렇게 단 하나 남은 혈육인 삼촌 진만과 함께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는 진만의 양육 방식은 다소 거칠었다. 자꾸 삼촌은 어디선가 불쑥불쑥 나타났고, 그 덕분에 남자 친구는 물론 친구들까지 지안의 곁을 떠났다.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성범죄, 절도를 일삼았던 사람들이 지안의 곁에 다가왔지만 삼촌 진만에 의해 차단됐기 때문에. 하지만 지안은 이런 상황이 답답했고, 결국 그의 꿈은 하나뿐인 혈육이자 보호자인 진만으로부터의 독립.

하지만 독립이라는 지안의 소원은 아주 안 좋은 상황으로 갑작스럽게 실현되고 있었다.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고 했던 삼촌이 사망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은 뒤부터 지안의 삶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속속 파고들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삼촌은 187억 5,300만 원이라는 엄청난 재산을 남겼고, 웬 무장한 사람들은 별 볼 것 없어 보이는 집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한다. 

강제로 독립하게 된 지안은 과연 정체불명의 세력으로부터 수상한 집을 지켜낼 수 있을까?

최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들을 보면, '무빙' '최악의 악' '비질란테' '킬러들의 쇼핑몰'까지 액션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젠 지칠 만도 한 액션이지만, '킬러들의 쇼핑몰' 액션은 정갈하고 담백한 맛이 있다.

'무빙'과 '최악의 악'에서는 각각 무한 재생 능력과 다대다 패싸움으로 보는 사람도 지치는 액션이었다면, '킬러들의 쇼핑몰'은 액션의 호흡이 그렇게 길지 않다.

스트리트 파이터처럼 악에 받쳐 싸우는 것이 아닌, 전문가 같은 기술적인 액션은 단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용도가 아닌 카타스시스를 제공한다.

가끔 무협 소설을 보면 검법마다 상흔이 다르게 남고, 그 상흔을 보며 검법, 혹은 무술 숙련도를 간파하는 장면이 등장하곤 한다. '킬러들의 쇼핑몰'에는 다양한 킬러들이 등장하는데, 무협지 속 다양한 검법처럼 저마다의 액션 스타일이 있어 다채로움을 제공한다.

진만과 베일(조한선)의 액션은 신속, 정교하고, 지안과 파신(김민)은 날렵하면서 묵직하다. 특히 사람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총을 쏘는 등의 그래플링 기술을 선보이는 민혜(금해나)의 액션은 화려하고 깔끔한데, 지켜보고 있으면 '합 맞추느라 정말 고생했겠다'는 안쓰러움이 절로 드는 액션이다.

출연진들은 제작발표회 당시 저마다 액션에 공을 들였다 밝힌 바 있다. 이동욱은 현실적인 액션을 강조하며 "실제 군에서 활용하는 액션을 접목했다"고 밝혔고, 금해나는 "액션 스쿨에 다니며 4시간 이상 운동을 했고, 4km 러닝, 수영, 자전거 주행까지 철인 3종 루틴을 유지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데, 그렇다고 복잡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부분적으로 퍼즐 조각을 맞춘 뒤, 이렇게 맞춘 부분들을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맞춰가는 것 같다.

다만, 10초 건너뛰기를 유발하는 질질 끄는 듯한 흐름은 지루함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한 서사가 해결됐다 싶으면 다른 인물이 새롭게 등장해 뒤통수를 후려치니 쉴 틈이 없다. 지안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서사적 설정이긴 하지만, 이게 반복되니 이번에는 어떤 캐릭터가 깜짝쇼를 펼쳐줄지 강제로 기대하게 한다.

모든 출연자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굳이 주목할 만한 배우를 꼽아야 한다면 조한선과 금해나, 김민이다.

금해나는 앞서 말했듯 미(美)친 액션의 공이 크다. 조한선은 '스토브리그'에서도 '지나치게 밝은 눈'으로 당장이라도 이유 없이 야구 배트를 휘두를 것 같은 중압감이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킬러들의 쇼핑몰'에서는 언제 칼을 꺼내 돌진할지 모르는 '광기 어린 눈'을 보여줬다. 조한선은 사냥 돌입 전 하체를 흔들며 동공이 커지는 고양이의 모습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철저히 배역 설정을 소화했다.

'카지노' 시리즈 존 역으로 열연했던 김민은 '킬러들의 쇼핑몰' 파신 역으로 돌아왔다. 제작발표회에서 이권 감독은 파신 캐스팅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원래 태국 배우를 섭외하려 했었다"면서도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 한국 사람인지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극 중에서 보여주는 파신 특유의 어눌한 한국어 억양은 외국 배우인지 착각하게 할 정도지만, 김민은 '꼰대희'에서도 밝혔지만 의정부공고 출신 토종 한국인이다.

한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은 오는 7일 마지막 2개 에피소드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사진=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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