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지식’ 타코 인기몰이 [ESC]

한겨레 2024. 2. 3. 1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윤화의 길라잡이 맛집
진화하는 타케리아
서울 중구 ‘슈가스컬’의 타코.

한 나라의 음식이 알려지는 시초는 소소한 한 그릇 음식 또는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일 때가 많다. 간단하게 먹거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짧은 시간에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것이 특징. 최근 외식 히트작이 몇 가지 떠오른다. 반짝이는 사탕막이 입혀진 탕후루, 끝없이 줄을 서는 베이글, 한입엔 도저히 들어갈 것 같지 않은 후토마키 등을 들 수 있다.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탄수화물과 여러 재료가 혼합되어 그 하나만으로도 요기가 되고 한 가지 품목이 다채로운 종류로 만들어져 선택의 폭이 넓다. 한편, 짧은 영상에 강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 일명 ‘숏포머블’(shotform+able)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대로도 좋고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일명 ‘반갈샷’(제품을 반으로 가른 뒤 그 단면을 찍은 사진)으로 활용되기 좋은 것들이다. 그중에 빠질 수 없는 게 타코다.

서울 중구 ‘라까예’의 알파스톨 타코.

최근 멕시칸 요리가 선전하고 있다. 피자전문점이 핏제리아로 불리듯 타코 파는 ‘타케리아’(Taqueria)라는 용어도 심심찮게 들린다. 타코는 옥수수 밀 토르티야에 다양한 속 재료와 소스를 넣고 싸 먹는 음식으로 다채로운 비주얼과 맛을 만들어 내기 적합한 요리다. 아메리칸 스타일로 접근성을 높인 1세대 타코와 달리 최근 인기 있는 타코 전문점은 현지식에 가까운 향과 맛을 낸다. 멕시코 요리를 먹을 때는 반드시 곁들이로 ‘살사’(Salsa)가 제공되는데 미리 테이블 위에 세팅돼 있는 경우도 많다. 살사는 스페인어로 ‘소스’란 뜻으로 붉은색은 ‘살사로하’(Salsa roja), 초록색은 ‘살사베르데’(Salsa verde)라 불리는데 토마토와 고추 등이 들어가는 걸쭉한 질감이다. 멕시코 현지 식당에서도 대부분 이 두 가지 색 살사는 기본적으로 주어진다. 살사베르데를 아보카도로 만든 과카몰리가 대체하기도 하는데 타코를 빛내는 붉은색과 초록색은 멕시코 식탁의 상징과도 같다. 우리도 고추장을 만들어 먹던 시절에는 집집마다 맛이 달랐지만 공장 가공품을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 균일한 맛이 생긴 것처럼 살사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의 손길 한 번이 더욱 귀해지는 시대인 만큼, 타코 맛집을 찾아다니다 직접 만든 살사 맛을 보게 되면 마음의 가점을 부여하게 된다.

패밀리레스토랑이 외식 유행을 선도하던 2000년대 초반엔 타코·나초·토르티야 등이 멕시코보다 미국 아이템처럼 여겨질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멕시코 현지식, 미국식 텍스멕스(Tex-Mex) 스타일(텍사스주에 정착한 멕시코 이민자들이 전파한 취향) 또는 셰프의 멕시코 연수 경력까지 따질 정도로 고객 관심이 까다로워졌다. 학교 앞 간식 타코부터 전문점까지 촘촘해진 타코 취급점 중에서 몇 곳을 꼽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다.

서울 광진구 ‘멕시칼리’의 피시타코.
슈가스컬

멕시코인들에게 중요한 연중행사인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코코’에서 영감을 받아 입구에서 내부를 순간 이동하듯 멕시코 프레임을 연출한다. 멕시코에서 수입한 콘토르티야가 나오는 카니타스·바바코아 등 4가지 타코플래터를 보면 화사함에 입이 벌어진다. 멕시코 전통 수프 포솔레도 인기.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2길 29 8~9층/0507-1442-8704/카니타스타코 2개 9900원, 포솔레 1만1900원. 인스타그램 @sugarskull0_0

라까예

서울 신당중앙시장 안에 있다. 돼지고기를 케밥집마냥 꼬치에 꽂아 구우며 즉석에서 잘라 ‘알파스톨타코’를 만든다. 거리에서 먹어도 좋고 어두운 조명의 작은 내부에서 즐겨도 좋다. 돌출된 주방은 시장 안에 묻힌 듯 튀는 듯 힙(hip)하다. 어쨌든 타코의 현지 맛을 분명히 더하고 있다.

서울 중구 퇴계로85길 42 1층 /0507-1478-8780/알파스톨 타코 3개 7500원, 퀘사디아 1개 3000원. 인스타그램 @la.calle_official

멕시칼리

푸드트럭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패밀리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서 다양한 타코를 선보이고 있다. 피시앤칩스를 생각나게 하는 피시타코,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타코를 진한 고기 육수에 찍어 먹는 비리아 타코. 감자 치즈 고기가 들어간 빠빠 등 뭘 시켜도 포만감 있고 촉촉하며 든든하다. 문전성시 이유가 있다.

서울 광진구 능동로36길 181 1층/0507-1360-1707/비리야타코 2개 1만1800원, 피시타코 2개 1만1800원. 인스타그램 @mexicali.official

다이어리알 대표/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 저자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