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PK 주인공 황희찬 “내가 차겠다고 했고 흥민이 형이 OK…자신 있었다”
클린스만호는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후반 막판까지 0-1로 끌려간 클린스만호는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 단독 드리블 돌파로 루이스 밀러의 반칙과 페널티킥을 유도하면서 동점 기회를 맞았다. 클린스만호의 페널티킥 1번 키커는 주장인 손흥민이다. 그러나 이번 페널티킥은 황희찬이 찼다. 황희찬은 망설임 없이 골대 위쪽으로 대포알 같은 킥을 날려 페널티킥에 성공하고 동점을 만들었다.
황희찬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페널티킥 키커가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은데, 일단은 제가 찬다고 얘기했고 (손)흥민이 형이 차라고 해줘서 제가 차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페널티킥뿐만 아니라 모든 동작 하나하나가 책임감과 연결되는데 오늘 페널티킥도 그랬다. 저만의 페널티킥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보고 계시고 응원해주셔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자신감 없는)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차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넣는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페널티킥 준비를 계속해서 잘해왔기 때문에 더 자신있게 찼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흥민도 “내가 1번 키커라는 건 변함 없지만 힘들기도 했다. (황)희찬이가 자신 있는 모습으로 차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희찬이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내서 (골을) 넣었다는 게 중요하다. 누가 차든 상관없다. 팀에 도움을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황희찬과 손흥민은 연장 결승골을 합작하기도 했다. 연장 전반 12분 황희찬이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여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를 만들었다. 이곳은 일명 ‘손흥민 존’으로 불리는 곳. 프리킥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가까운 쪽 골대를 향해 오른발로 감아 찼고, 상대 골키퍼가 이를 막지 못해 결승골이 됐다.
황희찬은 “마지막에 좋은 장면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그런 것들을 더 믿고 선수들끼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다들 몸 날리고 쥐나고 근육 올라올 때까지 다들 열심히 뛰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나와서 더 값지고 선수들이 회복을 더 집중해서 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연장 전반 추가 시간에 황희찬은 호주 에이든 오닐의 살인적인 태클에 쓰러졌다. 왼발목을 부여잡은 황희찬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오닐은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황희찬은 일어나 경기에 참여하다가 다시 쓰러졌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을 빼고 오현규(셀틱)를 투입했다.
황희찬은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반기에 10골을 폭발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엉덩이 근육 피로 누적으로 재활에 몰두했고 조별리그 1·2차전에서는 출전 명단에서 완전 제외됐다.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 교체 출전하면서 처음 아시안컵 무대를 뛰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교체로 투입됐다.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진영을 휘젓는 황희찬은 대표팀에 꼭 필요한 존재.
황희찬은 몸 상태에 대해 “(태클을 당했을 당시에는) 너무 아팠지만 조금 지나니까 괜찮아졌다. 일단 퇴장을 유도했고 수적인 우위를 가져가서 연장전을 치르는데 조금은 수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이라는 큰 목표에 한 발짝 크게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가 원했던 목표(우승)를 이루는데 큰 힘이 된 승리였다. 정말 기쁘다”고 되새기며 활짝 웃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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