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구리 투자 멈춰라"…경고 메시지 나오는 이유는?
[편집자주] 2022년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닥터 코퍼(Dr. Copper)'라 불리는 구리 가격이 답답한 흐름을 보인다. 구리의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해지면서부터다. 시장에선 경기 회복으로 인한 구리 가격 상승을 예상했으나 현재는 비관론에 힘이 실린다.
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일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76달러(0.89%) 하락한 톤(t)당 8437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8000~8500달러 박스권에 갇힌 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재고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LME 재고도 지난해 7월 5만t이었으나 현재 14만5000t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구리는 IT(정보기술), 건설 등 각종 산업분야의 필수재로 쓰이며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경기 확장 혹은 회복기에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도 함께 뛴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가격도 지지부진해졌다. 특히 중국의 경기 침체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코로나19 봉쇄 이후 리오프닝(경기재개) 효과가 지난해 2분기부터 약화됐다. 아울러 부동산 위기, 디플레이션 등을 겪고 있는 중국의 현재 상황도 구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판매가가 소폭 올랐음에도 개발 투자는 감소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반등 전까지 중국의 실물경기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고 정책 효과의 시차까지 고려한다면 당장 경기 회복에 확신을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공급 과잉도 심화됐다. 블룸버그, 신한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세계 정련 구리 생산량 증대로 지난해 구리 공급은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과거 10년 평균 증가율인 2.9%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구리 수요가 같은 기간 3.4% 증가했으나 공급의 증가폭을 상쇄하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구리 투자에 섣불리 나서는 건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구리 가격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곧 발표될 중국 정부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실마리가 나오면 향방을 알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금속 수요는 시간을 갖고 접근할 걸 권고한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장기간 훼손된 상태에서 단기간 내 가계 레버리지와 심리 회복을 단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구리 가격은 후행적으로 중국 중앙정부의 특별채권의 영향을 받겠지만 실질금리 하락, 주택담보대출 개선, 주택 거래량 회귀 여부 등을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도 "중국 비관론의 핵심인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 공포가 해소돼야 t당 9000달러를 넘어선 구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 속 수요 낙관론과 구리 광산 수급 문제로 장기적으로는 구리 가격이 t당 1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구리에 투자하는 국내 증권상품은 대부분 ETN(상장지수증권)들이다. 메리츠 구리 선물 ETN(H), 한투 구리 선물 ETN, KODEX 구리선물(H) 등이 있고 가격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들도 있다. 해외엔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CPER ETF(상장지수펀드), 구리 채굴 기업을 묶어서 투자하는 COPX ETF 등이 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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