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구 회장 "이대로는 건설산업 경쟁력 무너진다…부동산과 분리 필요해"[인터뷰]

황보준엽 기자 2024. 2. 3.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영구 건설기술인협회장 "기술 아닌 사업만 부각돼"
"100만 회원 데이터 활용, 건설기술능력 등 통계 생산"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건설기술인협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건설과 부동산의 분리가 필요합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이 둘의 영역은 다릅니다. 건설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부동산은 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영역입니다. 산업측면에서 건설이 사라져서는 안됩니다."

지난달 29일 뉴스1과 만난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장은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방안으로 '부동산과의 영역긋기'를 꼽았다. 건설업계가 이익만을 좇아 부동산에 집중하다 보니 건설기술의 향상 등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은 "건설업하고 부동산은 다르다"며 "회사 이익 측면에서는 부동산으로 가는 게 맞겠지만, 사업측면으로 보면 건설기술로 가야한다"며 "건설이 아닌 부동산을 하면 건설은 누가 하게 되느냐는게 건설기술인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설업계 전반이 휘청이는 것도 이런 구조에서 기인했다는 게 윤 회장의 생각이다. 무리하게 채무 보증을 서는 등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시공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를 막지 못해서다.

윤 회장은 "60년이 된 태영건설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익이 크니 현혹이 안될 수가 없다. 잘될 때는 돈을 많이 벌어서 좋겠지만, 무너지면 한번에 끝난다"며 "공법 등 건설기술이 아닌 사업적인 측면만 너무 부각하고 있다"고 했다.

◇건설업에 '워라밸' 정착 유도…젊고 유능한 인재 유입시킨다 그는 지금의 구조에서 탈피해 건설기술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3대 목표, 6대 핵심전략, 27개 세부실천과제를 수립하고 실행 중이다.

특히 신경을 쓰는 것이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통한 인력풀 확대다. 건설업에 매력을 갖도록 해 젊고 유능한 인재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단순히 권익을 찾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지금의 세대들이 가고있는 방향을 맞춰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불합리한 관행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윤 회장은 '정치토목'이라는 용어를 소개하며, 제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컨대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착공일 등이 기술자의 충분한 검토 없이 정해져 공시기간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윤 회장은 "착공일은 기술적으로 판단해서 정해지고, 준공일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한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착공과 준공을 언제까지 하라는 식으로 위에서 정해지면 결국 공사기간 단축에 들어갈 수 밖에 없고, 공사과정에선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건설기술인협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건설은 국민을 위한 복지…부정적 인식 안타까워"

윤 회장은 건설기술인 권익 보호와 이미지 개선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E&E 포럼(Engineering & Engineers Forum)도 지난해 5월 출범시켰다.

이 포럼은 건설산업과 건설기술인을 위한 법·제도 개선, 정책 제안을 위해 4개 건설 관련 단체(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설기술인협회)로 구성된 민간의 기관이다.

그는 "건설 관련 정책 수립 시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설기술인이 직접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건설산업의 미래성장 비전과 적정 프로젝트 기간 확보, 복리후생 도입, 수직적 조직문화 개선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건설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유튜브를 통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협회는 유튜브 채널 건썰다방을 통해 건설과 역사, 과학, 문화 등 일상에 녹아있는 건설을 알리고 있다.

현재까지 30편이 제작됐으며, 해당 콘텐츠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TVING과 웨이브,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방영이 이뤄지고 있다.

전체 누적 조회수는 346만864회이며, 누적 시청시간은 50만596시간이다.

윤 회장은 "건설은 국민을 위한 복지"라며 "그러나 부정적인 이미지에 가려 그 가치와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은 적이 드물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들에게 건설을 쉽게 알리고,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접하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0만' 회원 달성할 듯…"데이터화해 통계 만든다"

건설기술인협회는 1987년 설립 이후 창립 37년 만에 97만3983만명(지난해 8월 기준)의 건설기술인 최대 단체로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100만 회원을 넘어설 것으로 협회는 추산한다.

윤 회장은 100만 회원을 단순히 자축하기만 할 생각은 없다. 개인이 어떤 회사,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등이 담긴 100만명 경력을 녹여내 새로운 통계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아직은 구상 단계이지만, 시공능력평가순위처럼 건설 기술능력 인덱스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윤 회장은 "교량을 했던 기술인이 있고, 빌딩 또는 병원 짓는 기술인의 경력은 다 다르다"며 "100만 명의 경력을 데이터화해서 통계자료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영구 한국건설기술인협회장 프로필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학사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전(前) 대림산업 사장 △전(前)한양 대표이사 부회장 △전(前) 바우컨설탄트 회장 △전(前)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토목기술인회 회장 △전(前) 대학토목학회 부회장 및 감사 △현(現)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

wns83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