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존 수술→1G 만에 시즌아웃…'최고 155km' 롯데 특급유망주가 돌아온다, 5월 복귀 초점 "처음부터 시작" [MD괌]
[마이데일리 = 괌(미국) 박승환 기자] 지난해 개막전부터 팔꿈치를 부여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던 롯데 자이언츠의 '특급유망주' 이민석이 드디어 마운드에 선다.
이민석은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민석은 데뷔 첫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8로 경험을 쌓았고, 이듬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2023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민석은 한 경기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민석을 비롯한 롯데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개막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민석은 지난해 4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8-9로 근소하게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구승민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이민석은 첫 타자 정수빈을 유격수 뜬공, 후속타자 허경민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이민석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호세 로하스와 김재환을 연달아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런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민석은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후 '베테랑' 김재호와 맞대결에서 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며 매우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이민석은 연달아 볼 세 개를 던지더니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루키들의 경우 통증이 크지 않다면 어떻게든 이닝을 막아냈을 텐데, 더그아웃에 사인을 보낸 후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이민석의 모습은 분명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민석은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 뒤늦게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던 만큼 각별한 관리를 받아왔지만, 우려하던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었다. 결국 이민석은 토미존 수술과 함께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게 되면서 한 경기 만에 '시즌아웃' 판정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민석은 낙담하지 않았다. 이민석은 1년 이상의 재활 기간이 필요한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았고, 2023년 내내 재활에 매진했다. 특히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만났을 당시에는 10월 부터는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까지 소화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모습. 현재 이민석은 다른 투수들과 다른 훈련 과정을 밟고 있지만, 곧 마운드에 설 계획이다.
재활 중임에도 불구하고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민석은 2일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년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민석은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지금 상태는 굉장히 좋다. 지금까지 몸을 잘 만들어왔고, 따뜻한 곳으로 오다 보니 공을 던졌을 때 팔의 상태가 좋은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계속해서 이민석은 "선발대로 괌에 온 뒤로 마운드에서 한차례 투구를 했다. 하지만 정식적인 일정으로 피칭을 한 것은 아니다. 캐치볼을 하면서 마운드를 적응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15개 정도만 던졌다. 그리고 이제는 정식 스케줄을 받았고, 3일 두 번째 피칭에 나선다. 오래만에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만났던 이민석은 2023시즌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동안 야구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가장 컸다. 경기에 뛰지 못하고, 보고만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마치 고등학교 3학년 때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이후 야구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재 공을 던지고 있고, 3일 마운드에 오를 경우, 머지않아 이민석이 1군 마운드에 선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민석의 복귀 시점은 언제가 될까. 그는 "내 몸상태가 올라오더라도 구단에서는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4월 퓨처스리그에서 뛸 예정이기 때문에 빠르면 5월에는 1군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쉰 기간을 고려하면 지금이 막바지다. 그러나 마지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피칭을 하면서 좋지 않은 부분을 잘 정리하면서 만들어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선발대로 괌에 도착한 이후 마운드에 섰지만, 공식 일정에 따라 피칭을 하는 것은 3일이 처음이다. 이민석은 이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지면 나도 모르게 세게 던지려고 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석의 올 시즌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큰 부상을 당했던 만큼 그저 건강한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이민석은 "올해 큰 것은 바라지 않는다. 내가 다치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올 시즌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속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내 몸만 좋아진다면, 구속도 되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1군에서 뛰기 위해서는 어필이 필요한데, 이를 통해 내 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민석은 롯데가 1차 지명으로 뽑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투수. 최고 구속이 무려 155km에 달한다. 어린 나이에 큰 부상을 당했던 만큼 마음고생을 했지만, 이제는 부상을 털어내기 일보 직전이다. 서두르지 않고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민석이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뿌릴 날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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