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잘했다는 말 듣고 싶지 않다" 페디 대신한 가을 에이스 신민혁, 3선발은 각오부터 달랐다

신원철 기자 2024. 2. 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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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혁 ⓒ곽혜미 기자
▲ NC 신민혁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 에이스'이자 MVP 에릭 페디의 힘으로 정규시즌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과 180⅓이닝 209탈삼진은 한 팀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NC는 테일러 와이드너의 부상과 늦은 합류, 그리고 부진으로 나머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지만 페디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을에는 이 선수가 있었다. 페디가 어깨 피로 누적과 강습 타구 강타의 영향으로 존재감을 보일 기회조차 잃은 가운데 신민혁이 실질적인 에이스가 됐다. 신민혁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팽팽한 투수전을 벌이고, 또 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과 5차전 두 경기를 책임졌다. 포스트시즌 3경기 16⅓이닝 2실점과 평균자책점은 1.10, 신민혁의 프로 데뷔 첫 가을 야구는 이렇게 화려했다.

▲ 신민혁 ⓒ곽혜미 기자
▲ 강인권 감독(오른쪽)과 신민혁. ⓒNC 다이노스

NC 강인권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결단이 가을 사나이를 만들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신민혁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투수를 맡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10월 첫 3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안타 11개와 4사구 3개를 내주면서 10실점했다. 정규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 상대 SSG를 네 번 만났는데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6.57로 부진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신민혁의 투구에서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되는 이유를 찾았다. 신민혁은 10월 17일 KIA 타이거즈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경기에서 찾은 감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 것이다. 신민혁은 덕분에 올 시즌을 '3선발'로 맞이한다. NC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다니엘 카스타노, 카일 하트에 신민혁까지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확정했다.

신민혁은 지난달 30일 애리조나 출국에 앞서 3선발로 캠프를 맞이하는 기분에 대해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책임감도 생기고, 올해는 어떻게 해봐야겠다는 판단도 선다.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들고. 목표가 뚜렷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일단 책임감이 생기고, 내가 더 필요한 선수로 인정받았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이 3선발을 맡겨주신 만큼 거기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3선발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는 "첫 번째로는 팀도 원하고 나도 원하는 것이 성적이다. 개인 성적은 둘째치고 팀이 먼저 이기는 게, 내가 나가서 이기는 게 감독님이 원하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걸 원한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 신민혁 ⓒ곽혜미 기자

지난해는 굴곡이 있었다. 신민혁도 이 점을 인정한다. 그래서 "초반에는 힘이 있다가 중간에 떨어지기는 한다. 그점은 최대한 보완해야 한다. 작년 막판에는 제구가 더 잘 됐다. 작년의 것을 올해는 초반부터 보여줄 수 있게, 제구를 신경 쓰면 좋은 결과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페디의 폼을 따라하면서 공이 달라졌다.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갔지만, 신민혁은 올해도 계속 페디의 제자로 남을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새 외국인 투수의 장점 또한 흡수하겠다고 했다. "또 모르는 것이 생기면 페디에게 문자해서 물어보면 되고, 특별히 어려울 것도 없이 다 배웠다. 이번에 새로 오는 외국인 투수들도 있으니까 그 선수들에게도 좋은 점을 배우면서 같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었다. '반짝 스타'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신민혁은 "가을야구 때 잠깐 잘했다는 소리 듣고싶지 않아서 올해는 처음부터 더 열심히 하고 좋은 경기력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꾸준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폼 교정은 그동안 계속 해왔다. 좋았을 때 어떻게 했는지 늘 생각하면서, 계속 좋았을 때의 것을 반복하면서 훈련하니까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 신민혁 ⓒ곽혜미 기자
▲ 신민혁 ⓒ곽혜미 기자

ABS&피치클락, 다른 투수들은 걱정이라는데…신민혁은 반긴다?

KBO는 이번 시즌부터 ABS,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을 도입한다. 최고 레벨 기준으로, 메이저리그도 일본 프로야구도 시행하지 않는 '기계 판정'이 한국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정규이닝 평균 경기 시간을 24분이나 줄인 피치클락 또한 단계별 도입에 들어간다. 낯설 수 있는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평소보다 빠르게 공을 던져야 한다. 그래서 몇몇 투수들은 이런 변화에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신민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는 "기계판정과 피치클락 제도가 들어오는데 오히려 나에게는 득이 될 것 같다. 원래 템포도 조금 빠르고 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볼 판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좋을 것 같다. 볼이면 진짜 볼인 거니까, 잘못 보는 일은 업으니까 그게 좋은 것 같다. 거기에 예민해질 필요가 없으니까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동안은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었다고. 신민혁은 "신경을 썼다. 스트라이크로 보이는데 안 잡아주고, 안에 들어가서(TV나 트래킹장비로)보면 다 들어왔는데 안 잡아주면 흔들리곤 했다. 이제는 그런 게 없으니까 인정하고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신민혁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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