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스만 게르만 영혼, 亞 호랑이에 깃들었다" 4경기 연속 '추가시간 드라마', 日 열도도 경외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클린스만호는 '90분 이후'부터가 시작이다. 일명 좀비 축구로 불린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골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열도가 경외심을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8강전에서 2-1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무엇보다 4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에 극장골을 터뜨린 장면에 눈길이 간다.
이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여갔다. 하지만 호주의 두 줄 수비에 막혀 위협할 만한 찬스를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 일격을 맞았다. 전반 41분 황인범이 박스 부근에서 패스미스를 저질렀고, 굿윈이 선제골로 연결했다.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시간 막바지까지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후반 추가 시간의 기적이었다.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인 49분 페널티박스에서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침착하게 동점골로 연결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자신감있는 슈팅이 돋보였다.
그리고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이 환상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적의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이틀을 쉬고 경기에 나선 반면 호주는 나흘을 쉬었다. 체력적인 면에서 열세였지만 그야말로 정신력의 승리였다.
바로 직전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이 저절로 생각나는 경기다. 0-1로 뒤진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후반 추가시간 54분에 조규성이 극적인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 끝에 4-2로 웃었다.
조별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도 그랬다.
한국은 요르단전에선 1-2로 뒤지다가 후반 추가시간 46분에 상대의 자책골로 무승부를 거뒀다.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는 2-2로 팽팽한 후반 추가시간 49분에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게 동점골을 내줘 이때도 3-3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2경기 연속으로 연장 승부를 펼친 건 2011년 카타르대회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이란과 8강전,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연속으로 연장전을 치른 바 있다.
한국의 4경기 연속 연장전은 라이벌 일본 열도도 주목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경이적인 끈기다. 사우디전은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클리스만 감독은 망설이지 않고 에이스 손흥민과 이강인을 스타팅으로 내보냈다"면서 "클리스만 감독으로부터 주입된 포기하지 않는 게르만 영혼이 아시아의 호랑이에 깃들어 있다"고 바라봤다.
또 사커킹은 "엄청난 집념이다. 한국은 4경기 연속 경기 막판에 드라마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연장 전반 막판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페널티킥을 만드는 등 대활약으로 2개 대회만에 준결승을 이끌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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