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소방관과 시민 '환상의 호흡'…소중한 생명 2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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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 훌륭한 시민 의식이 환자를 구했습니다."
인천 옹진군 장봉선착장에서 중구 삼목선착장으로 이동 중이던 여객선 안에서 심정지 환자를 구한 정병주 소방장(43)은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소방장은 "A씨의 상태가 심각해 경력이 17년 차인 저도 굉장히 당황했다"며 "시민분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일제히 A씨를 도왔고, 여객선사 직원들도 분주히 움직인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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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낮엔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서
(인천=뉴스1) 박소영 이시명 기자 = "저희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 훌륭한 시민 의식이 환자를 구했습니다."
인천 옹진군 장봉선착장에서 중구 삼목선착장으로 이동 중이던 여객선 안에서 심정지 환자를 구한 정병주 소방장(43)은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오전 9시50분 영종소방서 공항 119안전센터 장봉지역대 소속 송영준 소방위(54), 정 소방장, 이은석 소방교(30)는 전날 근무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을 위해 삼목선착장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배가 출발하고 8분이 지났을 때쯤 평소 마을에서 알고 지낸 장봉도 주민이 "사람이 쓰러졌어요"라고 외치며 허겁지겁 정 소방관을 찾아왔다.
정 소방장은 주민에게 상황을 전해 듣고 휴게소에서 쉬고 있던 동료들을 향해 "1층에 심정지 환자 발생"이라고 외쳤다. 사복 차림이었던 이들은 금세 '업무 모드'로 눈빛을 바꾸고 신속히 환자 A씨(59·남)가 있는 1층 선박 주차장으로 향했다.
A씨는 차량 안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눈동자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정 소방관 등은 우선 A씨를 차량에서 꺼내려고 했으나, 의식이 없는 건장한 성인 남성을 옮기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 배에 탑승하고 있던 시민 7~8명이 이들을 도왔고, A씨를 꺼내 갑판에 뉘었다.
막내 이 소방교는 곧바로 나서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정 소방장은 여객선 직원에게 제세동기를 확보하도록 했고, 송 소방위는 A씨의 가족에게 평소 지병과 쓰러지게 된 경위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주변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A씨의 의식이 더욱 저하될까 이불과 점퍼를 가져와 A씨를 감쌌다. 계속되는 CPR에 A씨의 호흡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기적적으로 눈을 떠 "콜라가 먹고 싶다"는 첫마디를 내뱉었다.
이에 소방관들과 지켜보던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은 일은 A씨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이었다. 여객선 주차장 가장 앞줄에 있던 화물차 운전사는 A씨를 삼목선착장에 대기 중이던 119구급차에 옮겼다.
A씨는 평소 장폐색 증상을 앓아 진료를 위해 장봉도에서 중구로 이동하던 중이었으며, 현재 의식을 찾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 소방장은 "A씨의 상태가 심각해 경력이 17년 차인 저도 굉장히 당황했다"며 "시민분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일제히 A씨를 도왔고, 여객선사 직원들도 분주히 움직인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낮 12시44분쯤에는 인천 서부소방서 석남센터 소속 고준규 소방교(33)와 김상근 소방교(29)가 비번날에 귀한 생명을 살렸다.
이들은 당시 점심을 먹고 길을 가던 길 서구 가좌동 한 다세대 주택에서 검은 연기를 발견했다.
고 소방교 등은 "안에 사람이 있다"는 이웃 주민의 말에 주택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철문에 막혀 들어갈 수 없자, 김 소방교는 이웃에게 공구를 급히 얻어 문을 열었다.
이들은 연기로 가득찬 집안에 쓰러져 있던 B씨(63·남)를 발견했고, 건물 밖으로 구조했다. B씨는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소방관은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구조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주변 이웃의 도움과 훈련 때 배운 문 개방 기술 덕분에 B씨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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