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아내’ 의심되는데, 몰래 CCTV 설치 될까요[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정지인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0년 가사전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한 달 전부터 아내가 이혼을 하자고 합니다. “내가 잘못한 게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합니다. 그럼 “내가 부족한 게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하고요. “그럼 왜 이혼하자고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안 맞으니까 이혼하자”고 합니다. “애는 어떻게 할래”라고 물었더니,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아이를 끔찍이 여겼는데. 이렇게 나오니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남자가 생긴 거 같습니다. 외박은 하지 않았지만 최근 1~2년 부쩍 외출도 많았고요. 그래서 아내의 외도 증거수집을 하려고 합니다. 이혼을 하더라도 이유는 알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외도 사실을 알아낼지 정말 막막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한 방법들이 있는데요. 우선 저희 집 앞에 작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를 설치해서 집에 누가 드나드는지, 아내가 몇 시에 나가서 몇시에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제 집 앞인데. 아내 몰래 CCTV를 다는 게 불법일까요?

또 흥신소나 탐정사무소에서 증거수집을 해준다고 하는데, 이런데 맡겨도 되는지 사실 겁도 나고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요. 아내는 휴대전화를 철저하게 관리해서 제가 몰래 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아내 차에 녹음기를 두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증거수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는데 그 이유를 모르는 상황이에요.

△사연자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이혼하자는 아내의 말에 남편이 느꼈을 당혹감과 배신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명백한 증거도 없이 무조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막연한 의심은 부부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혼인 파탄의 책임이 사연자에 있는 것으로 판단돼, 이혼 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 이혼 시 증거가 필요하겠죠?

△배우자가 실제 외도를 하고 있었다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메시지, 사진, 동영상, 차량 블랙박스 및 부정행위를 시인하는 각서 등 다양한 자료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해 증거로 제출하면 됩니다.

-사연자가 생각하는 증거수집 방법 중에 CCTV 설치는 어떤가요?

△최근 개인이 방범을 목적으로 집 앞에 CCTV를 설치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CCTV 설치 장소가 공개된 장소가 아니고, 방범을 목적으로 자신의 집 앞만을 비추고 있는 경우라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만약 사연자가 아내 몰래 집 앞에 CCTV를 설치한 경우라면 단지 CCTV 설치 그 자체만으로는 형사 처벌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영상에 대화 내용이 녹음된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흥신소나 탐정사무소에 증거수집을 의뢰하는 경우는 어떤가요?

△2020년 8월에 시행된 신용정보법에 따라 ‘탐정’이라는 명칭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흥신소, 탐정사무소에서 하는 모든 행위가 합법화됐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흥신소나 탐정사무소를 통해 배우자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위치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위치정보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행위 역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만약 사연자가 흥신소나 탐정사무소에 의뢰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한 경우에는 사연자 역시 위치정보법,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교사범으로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배우자의 외도가 의심돼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민사소송은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라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증거수집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편의 외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30대 여성이 위치정보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배우자의 부정행위 증거를 확보함으로써 이혼소송에서 온전히 승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것입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