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다시 부는 가요계 리메이크 열풍…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오지원 2024. 2. 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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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 씨, 태연 씨, 그룹 르세라핌, 에스파 등 대형 팬덤을 거느린 이들의 음악들 사이에서 임재현 씨의 '비의 랩소디'가 고군분투 중이다.

24년 전 최재훈 씨가 부른 원곡을 리메이크한 이 노래는 지니뮤직 1월 차트 1위, 멜론 톱100 3위 등을 기록하며 사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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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디원미디어

가수 아이유 씨, 태연 씨, 그룹 르세라핌, 에스파 등 대형 팬덤을 거느린 이들의 음악들 사이에서 임재현 씨의 '비의 랩소디'가 고군분투 중이다. 24년 전 최재훈 씨가 부른 원곡을 리메이크한 이 노래는 지니뮤직 1월 차트 1위, 멜론 톱100 3위 등을 기록하며 사랑 받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적재 씨, 김성규 씨, 김보경 씨, 그룹 투빅(2BIC) 등이 오래된 곡들을 다시 불렀고, 이달 중에도 KCM 씨가 부른 임재범 씨의 대표곡 '너를 위해', 에일리 씨가 리메이크 하는 포지션의 '하루', 김성규 씨 버전의 '바람이 분다', 홍주찬 씨가 부르는 이정봉의 '어떤가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뉴트로, 업계 환경의 변화…리메이크를 택하는 이유

사진제공 = 더블에이치티엔이
가요계에서 리메이크는 꾸준히 시도되어 온 제작 방식이다. 성적은 제각각이지만, 소위 '뉴트로' '복고' 열풍을 타면 '부모님과 자녀들이 같이 듣는 노래'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된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복고는 20년 주기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다 보니, 지금의 리스너들에게 20년 전의 노래는 신곡처럼 들린다. 그래서 리메이크 곡은 이미 검증된 신곡 같은 것"이라며 리메이크의 매력을 설명했다.

'대중성이 담보된 신선함'이라는 매력은 곡을 부르는 젊은 가창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곡을 통해 새로운 방식에 조금 더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다. 최근 세 곡을 연달아 내며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김성규 씨 측은 "가창 방식, 목소리 등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최근 리메이크 제작 방식이 활발해진 데에는 업계 내 환경적인 변화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음악저작권을 매입하는 투자 기업 비욘드뮤직, 뮤직카우 등이 보유 음원 IP의 가치 제고를 위해 제작 투자에도 뛰어들었기 때문. 업계 관계자 A씨는 "리메이크를 하려면 원곡 저작권자의 사용 승인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음원 IP를 가진 업체들이 제작 투자도 하다 보니 원곡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리메이크 유행에는 최근 신곡을 내서 히트시키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가요계의 아픈 현실이 담겨 있기도 하다. 강 평론가는 "리메이크의 유행은 창작의 고갈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창작이 힘들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정 리스너들의 선택을 받아 한번 음원차트에 들기만 하면 플랫폼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이 잦아지고 신곡의 차트인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중성이 담보된 리메이크를 선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라드를 리메이크 해야 잘 된다?

사진제공 = 방구석 캐스팅, 끌림엔터테인먼트
강 평론가는 "최근 성공한 리메이크를 들여다보면 한번쯤 노래방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스타일의 노래, 고음이 있는 노래들이 대체적으로 반향을 일으킨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임재현 씨가 부른 '비의 랩소디'는 지니 월간차트에서 21개월 만에 1위에 오른 발라드곡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다시 불리는 곡들 대다수가 가창력이 돋보이는 발라드 혹은 록 발라드 장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A씨는 "최근 음원 차트의 최상위권은 특정 가수 혹은 장르의 음악이 장악했다. 그래서 발라드 장르의 리메이크 음원이 잘되면서 다양한 음악들이 사랑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단순히 리메이크 음원이 잘되는 것보다는 음악 시장의 활성화가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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