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군부 쿠데타 이후 3년…'미얀마의 봄'은 다시 올 것인가

김혜영 기자 2024. 2. 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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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손 표식 기억하시나요? 손가락 세 개 경례, 바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입니다. 2024년 2월 1일이 바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생한 지 3년째여서, 이 내용을 딥빽 주제로 잡아봤습니다. 벌써 3년이나 지나서 많이 잊혀진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현재 상황이 어떻고, 왜 이 상황이 안 끝나는 건지 요약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얀마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 NLD라는 정당이 있었는데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에 불만을 품은 미얀마 군부가 "부정 선거"라고 억지 주장을 하면서 3개월 뒤인 2021년 2월 1일에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아마 영상으로 보신 분들 있을 텐데, 에어로빅을 하는 교사 뒤로 군부 쿠데타 움직임이 포착된 그날이 쿠데타 당일입니다. 그날은 국회가 개원하는 날, 즉 당선된 의원들이 처음 출근하는 날이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압승한 정당 인사들을 줄줄이 체포한 뒤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아웅산 수치 고문에게는 33년형을 선고했다가 27년형으로 찔끔 감형하기도 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100살까지 옥살이해라, 이렇게 징역형을 내린 상황입니다. 물론 미얀마 시민들은 이런 상황을 보고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당일부터 이에 저항하는 대규모 평화 시위에 나섰습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4천40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정치범으로 약 2만 5천900명이 체포돼 여전히 약 2만 명이 구금 중입니다. 난민은 무려 260만 명에 이르는 등 쿠데타로 인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했고, 경제도 파탄났습니다.


그래서, 쿠데타만 없었더라면 지금쯤 의원을 하고 있었을 인사들, 연방의회대표자회의 CRPH를 중심으로 민주 정부, 정확히는 NUG라는 민족통합정부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2021년 4월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계속 평화시위자들을 향해서 군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니까, 이 정부 산하에 PDF라는, 시민 방위군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민주세력이 군부를 겨냥해 무력으로 대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미얀마 상황은?


지금 상황은 어떨까요. 위 그래픽은, 2023년 기준으로 보는 지도입니다. 민간인 피해를 포함해서 전투 전쟁 벌어진 곳들인데요. 이렇게나 많습니다.
민주정부 산하의 시민방위군뿐만 아니라, 미얀마에는 버마족이 70%, 나머지 소수민족이 30% 정도 되는데, 그 30%에 해당하는 민족들의 수가 130여 개가 넘습니다. 그리고 이 소수 민족들을 중심으로 군부에 저항하는 무력 투쟁 세력이 늘고 있습니다.

군부 독재, 왜 안 끝날까?

왜 3년이 지나도록 군부 독재는 안 끝나고 있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군부에 협조하는 외부 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어디냐 하면,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이 군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특히, 중국은 미얀마 군부와 경제적인 면에서 협력을 계속하고 있고, 러시아는 군사 협력을 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선 미얀마가 2,200km 국경을 맞닿고 있는 데다, 해상 실크로드의 남서쪽 교두보나 다름없습니다. 미얀마 북부 샨주는 중국이 미얀마와 추진해 온 일대일로 프로젝트, 즉,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의 핵심 지역 중 하나입니다. 미얀마의 항구인 차우크퓨부터 중부 마궤와 만달레이 지역을 지나 샨주를 통해 중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가스관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곳 샨주에서 지난해 10월 27일을 기점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3개의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동맹을 맺어서, 군부에 무력으로 대항해 승리한 사건입니다. 미얀마 샨주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미얀마에 대한 중국 투자의 거의 절반이 이뤄지는 곳인데, 이들 무장단체들이 군부를 상대로 크게 이기게 되자, 중국의 공식적인 개입도 이끌어내게 됩니다. 즉, 중국 중재로 휴전 회담을 성사시킨 건데, 지금 시점에선 교전이 일부 재개되긴 했지만 어쨌든 중국의 중재까지 이끌어낼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 사건입니다.

앞으로도 전세가 반군부 쪽에 유리해지는 양상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군부가 무너질 수 있겠지만, 반대로 교전이 산발적으로만 이어진다면, 오히려 내전이 지지부진 이어지면서 민간인들의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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