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선수도 놀란 린가드의 한국행 “정말 오나요?”
지난 2일 프로축구를 강타한 이슈는 제시 린가드(32)의 한국행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그가 FC서울 입단이 임박했다는 소식은 팬들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K리그 역사를 따져봐도 외국인 선수로는 최고의 ‘빅 네임’이라고 볼 수 있으니 그럴 법 했다.
팬들만 놀란 것은 아니다.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는다면 그라운드에서 적수로 만날 이들도 믿기 힘든 눈치였다. 올해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정말 오는 건가요?”라고 되물을 정도였다.
홍 감독은 린가드 소식을 들은 당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의 한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솔직히 루머라고 생각했다”면서 “린가드가 영국에서 사고를 친 선수라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탐낼 선수인데 한국까지 온다니 놀랍다. 동시에 K리그의 위상과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생각”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울산 선수들 사이에서도 린가드의 서울행은 큰 충격이었다. 올해 울산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미드필더고승범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큰 팀에서 뛰던 선수가 한국에서 뛴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린가드의 서울행은 K리그 인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폭제다. 린가드는 2015년 2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EPL 데뷔전을 치른 이래 232경기에서 35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A매치 32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고승범은 “이런 선수가 국내 축구장들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뛴다니 신기하기 짝이 없다”며 “EPL 선수가 온다면 제대로 흥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린가드가 그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전성기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2022~202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노팅엄 포리스트로 이적한 그는 EPL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지난해 여름 방출됐다. 이후 린가드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해 반 년 넘게 경기를 뛰지 못했다. 잃어버린 실전 감각을 되찾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이 부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과거 박주영 울산 플레잉코치가 아스널에서 실전 감각을 잃고 고전하전 시절 직접 도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박 코치는 스스로 살아난 케이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외국인 선수는 새로운 문화와 축구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린가드가 헝그리 정신을 갖춘다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도 “경험은 무시하지 못한다. 이 선수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과 고승범은 린가드가 K리그의 흥행을 돕기를 바라지만, 피리를 부는 그의 세리머니를 눈앞에서 허락할 생각은 없다. 올해 울산과 서울의 첫 맞대결은 5월 4일. 벌써 서울 원정을 기대하고 있는 고승범은 “린가드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면서 “우리 팀의 누군가가 골을 넣고 그 세리머니를 린가드에게 보여줬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가고시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5년 동안 괴롭혔다” 김준수, BJ협박에 직접 입열었다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종합] 박원숙, 子 사망 후 헤어진 친손녀와 재회 “아들 떠나고 후회” 눈물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새소식’ 알린 율희-최민환, 싸늘하거나 응원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