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수혜주에 돈도 잘 번다…현대차·기아 나란히 '쌩쌩'
증권가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국내 완성차 업체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호실적에 더해 '저PBR'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또 이들 업체가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것 역시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자동차 섹터 전반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하는 등 한껏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전일대비 1만9000원(9.13%) 상승한 2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0% 가까이 급등하면서 22만8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31일 2.42% 오른 뒤 1일 6.89% 급등하면서 종가 기준 20만원선을 넘어섰다. 현대차가 종가 기준 20만원선을 웃돈 건 지난달 2일(20만500원) 이후 한 달 만이다.
기아 역시 2일 12.42% 급등하며 11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아는 지난달 31일 5% 상승을 시작으로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내며 11만원선까지 올랐다.
현대차는 기관, 기아는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은 현재차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25일~2일 7거래일간 기아를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은 현대차와 기아 물량을 대거 던졌다. 개인은 지난 29일부터 2일까지 한 주간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9295억원, 5528억원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로 보면 1,2위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각광받으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쏠리는 모습이다. 정부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높이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했다. 상장사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극복하고 시장 평가를 제고한다는 목표다. 현대차와 기아는 대표적인 저PBR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의 PBR은 각각 0.65배, 1.04배로 집계됐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은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난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 업체 중 PBR이 1배 이하인 3300여곳에 주가 부양을 위한 개선책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시하도록 요구했다. 최근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을 맞고 있다.
일본에서도 토요타와 혼다가 모두 역사상 신고가를 다시 쓰면서, 일본의 성공 사례를 감안하면 국내 자동차 업체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54% 증가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상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한 99조8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또한 60.5% 증가한 11조607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강력한 주주환원책도 투심을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현대차는 향후 3년 동안 매년 전체 발행 주식의 1%씩 소각하기로 했다. 기아는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50%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의 저평가 탈출을 위해선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데, 현대차와 기아는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과 주주환원책 강화로 PBR 1배 도달이 가능한 종목이란 분석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평균적으로 PBR 0.6배에서 거래되고 있어 극심한 저평가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며 "평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10%를 넘어서는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어 이번 정부 지침이 강력한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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