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물난리, 강남엔 이런 거 못짓나” 日 지진·쓰나미 대비 시설 가보니 [포토]
지하 약 45m 공간에 던전 같은 터널
네리마구 흐르는 시라코가와 범람시
25미터 수영장 700개 분량 물 흡수
인근 간다가와 연결해 13km로 확장
최근 찾은 이곳은 확장 공사로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현재 시라코가와 지하조절지는 3.2km 길이에 저장용량이 약 21만2000㎥인데, 이를 나가노구와 스기나미구에 걸쳐 있는 ‘간다가와(간다강) 환상7호선지하조절지’와 연결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간다가와 시설은 4.5km 길이에 저장용량이 54만㎥, 신규 건설되는 지하조절지는 길이 5.4km에 68만㎥에 달한다. 3곳이 연결되면 13.1km 길이에 143만㎥의 물을 수용할 수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지하조절지가 완성된다.
게임 ‘던전’ 닮은 거대한 터널 나와
내부로 들어서자 지름 10m의 거대한 터널이 훅 다가왔다. 입구는 그나마 불빛이 있었지만 100미터 정도 걸어가자 암흑 그 자체였다. 마치 PC 게임에서 던전(지하 감옥)의 입구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도쿄도는 도쿄만을 개척해 지은 곳이라 예로부터 물관리가 중요했다. 또 서쪽의 타마 지역에서도 수십 개의 물줄기가 흐른다. 도쿄도가 직접 관리하는 1·2급 하천만 107개, 작은 지류까지 포함하면 도쿄를 흐르는 강이 170개에 달한다.
강이 많다 보니 집중호우가 내리는 장마 시가나 대형 태풍이 올 때 강이 범람해 집이 침수되는 일들이 빈번했다. 이를 막기 위해 지하에 물을 가둬두는 공간이 지하조절지고, 한 개 두 개로 시작된 것이 어느덧 도쿄에만 27곳에 달한다.
2017년 시간당 37mm 폭우 견뎌
테루이 야스노리 도쿄도 제4건설사무소 공사제2과장은 “25m 길이 수영장 700개 분량의 물을 수용할 수 있는데 당시 80~90%가량 물이 찼다”며 “2027년 연결 공사가 완공되면 수용할 수 있는 물은 수영장 4800개 규모로 늘어나고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에도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당 100mm 버티는 시설로 변신
테루이 과장은 “도시지역은 아스팔트로 덮여있어 빗물이 지하로 쉽게 침투하지 못하고 국지적인 집중호우에도 하천이 범람하는 도시형 수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지하조절지를 통해 이런 예기치 않은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과 태풍이 일상화되어 있는 일본은 자연재해를 이겨내기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다. 100년 전 10만명 이상이 사망한 간토대지진을 겪은 도쿄도는 특히 더하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천의 폭을 넓히고 지하조절지를 대거 만들었다. 27개 조절지가 수용할 수 있는 물의 양만 260만㎥, 25m 수영장 8800개에 달한다.
2040년까지 17조엔 투입해 변신 중
또 지진이 발생하면 화재가 가장 큰 문제가 되는데, 주택 사이의 간격을 떨어뜨리거나 완충지 성격의 공원을 두는 방식으로 화재 위험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방재 노력을 위해 도쿄도는 2032년까지 7조엔(약 64조원), 이후 2040년까지는 10조엔(약 9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반 시설을 정비한다는 각오다.
후지사키 테츠로 도쿄도 정책기획국 과장은 “100년 뒤에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지진이나 홍수, 쓰나미 등의 피해를 실시간 파악하기 위해 드론이나 첨단 기술 등의 적용도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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