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의 몸을 원하는 마흔여섯의 남자…'벤자민' 노리는 항노화
"내가 원하는 거요? 죽지 않는 거죠, 평생."
열여덟의 몸을 원하는 마흔여섯의 남자. '벤자민 버튼'을 꿈꾸는 괴짜 사나이.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회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브라이언 존슨의 꿈은 영생의 삶이다. 지난 1일 존슨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생식기에 보톡스를 주입한 결과 길이가 1㎝ 늘어났다"며 "여러 건강상은 물론 성적 기능도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7세 아들의 혈장을 수혈받은 뒤 벌인 또 다른 '괴짜 실험'이다.
항노화 치료제는 글로벌 고령화 현상에 따른 노인성 질환 발생률 증가로 크게 주목받는 신흥 생태계로, 노화의 근본 원인을 줄이거나 '역노화'(Reversing)에 초점을 맞춘 새 의학 분야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2023년 6억8000만달러(약 9000억원)에서 2031년 24억7000만달러(약 3조27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하는 등 시장 가치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치료제를 연구·개발 중인 곳은 미국이다. 유전자 리 프로그래밍 스타트업 '알토스 랩스'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으로부터 총 30억달러(약 4조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 세포의 생체 시계를 되돌리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앞서 베이조스는 2016년 전자결제 기업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과 함께 '유니티바이오테크놀로지'에 투자하기도 했다. 유니티는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제거하는 신약을 통해 노화 질환을 막는다는 청사진으로 연구 중이며, 노인성 안구 질환 관련 노화 세포를 제거·치료하는 약물 'UBX1325'를 개발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안지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수요가 확실하다 보니 미래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한 치료제가 나오는 건 먼 미래의 얘기지만, 미국 등 여러 국가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도전적 분야"라고 전망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항노화 치료제는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해결하고, 화장품이나 보충제 등 기존 항노화 제품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작은 시장 규모와 부작용 위험, 부족한 초기 파이프라인 등은 해결과제다. 항노화 연구는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 해결이 가능해 수십억달러의 잠재적 가치를 갖고 있지만 아직까진 기술의 상용화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항노화 기술 연구 임상시험의 지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특히 까다로운 과정이라고 본다. 예컨대 약물이 임상에 들어간다고 해도, 임상 연령대를 몇세 기준으로 해야 할지부터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신체 노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잠재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안 연구위원은 "노화 세포에 대한 기전이나 바이오마커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항노화 약물은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인데, 복용한 이들이 수명 연장과 항노화 효과를 보여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발견들이 종합돼서 의미 있는 결과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에 대한 앞단의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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