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145억 투자한 플라이강원…새 주인 찾기 또 ‘불발’
2차 공개매각 응찰자, 자금계획 증명 실패
3차부터 수의계약 진행…매각 난항 예상
‘양양공항 활성화’ 강원도의 꿈, 꺾이나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의 2차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한 인수 측은 서울회생법원에 자금조달계획서를 최종 제출하지 않았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로 이뤄진 인수 측 컨소시엄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플라이강원의 2차 공개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했다. 이후 세부 사항을 조율해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플라이강원 회생 절차를 맡은 서울회생법원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추가 증명하라고 요구하면서 일정이 밀렸다. 입찰 서류 검증과 입찰자의 재무 여건 등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플라이강원 매각 대금은 6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회생 개시 당시 460억원의 채무와 체불 임금 50억원을 보유했던 플라이강원은 회생 절차에 돌입하며 부채를 일부 탕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종 기한까지 인수 측이 자료 제출에 실패하면서 2차 공개매각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속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던 탓으로 풀이된다.
법정관리 돌입 반년…원매자 찾기 난항
플라이강원은 지난 2019년 3월 저비용항공사 면허를 취득한 뒤 같은 해 11월 첫 취항을 시작했다.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삼은 플라이강원은 개항 초기부터 비행편이 저조해 ‘유령 공항’이라는 오명을 썼던 양양공항의 활로로 꼽혔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45억원을 지원했다. 양양군도 2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보탰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플라이강원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매각을 택했다. 스토킹 호스란 인수 예정자와 사전 계약을 맺고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매각 방식을 뜻한다. 하지만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이 전무해 이 방법은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10월 진행한 1차 공개매각도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2차 공개매각에는 컨소시엄 형태의 원매자가 등장했지만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AOC 이미 효력정지…정상화 시일 걸릴 듯
2차 공개매각이 무산되면서 이후 매각은 공개경쟁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맺는 계약)으로 진행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의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과 2차례의 공개매각이 무산된 데다 자금 조달 환경도 녹록지 않은 만큼 적정 인수 후보가 나오지 힘든 여건이라는 분석이다.
인수를 마친다 하더라도 기업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 투입도 불가피하다. 플라이강원이 출범 당시 획득한 항공운항증명(AOC)은 60일 이상 항공기 운항을 하지 않아 지난해 7월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AOC 재발급에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여기에 항공기 및 노선 확보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새로운 인수자가 누가 됐든 단기간 내 정상화는 어려울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플라이강원의 회생 초기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의 투자 협상도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결과가 좋지 못 했다”며 “기업들의 투자 여건이 좋지 못한데다, 모기지가 지방공항이라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hurji@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영의 파격 출산정책 "애 낳으면 현금 1억 지급"
- “과거에 했던 잘못…” 과학고 출신 배달기사, 의대 도전 하차 이유가
- 단속 중 성매매 女 나체 ‘찰칵’…단톡방 공유한 경찰
- "시끄러워서" 정신병동 옆 침대 환자 살해한 40대 남성 징역 15년
- 조민, 결혼식 장소는 ‘명동성당’…“원하던 날짜에 예약 성공”
- "자다가도 벌떡" 딸에게 성인방송 강요한 사위, 휠체어 타고...
- 메시 '노쇼' 논란에 홍콩팬들 야유 세례...홍콩 정부도 비판
- 초등돌봄·방과후 ‘늘봄학교’로 통합…“초1 누구나 이용”
- ‘화학적 거세’ 선고받은 최초의 성폭행범, 김선용 [그해 오늘]
- “숨진 피해자, 홀로 애 키운 가장”…사고 후 개 안은 ‘벤츠녀’ 공분